중국 안방보험만 입찰…경쟁 성사 안돼
소수지분은 132% 접수
정부 민영화 전략 수정 가능성
소수지분은 132% 접수
정부 민영화 전략 수정 가능성
정부의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 시도가 불발로 끝났지만 소수지분 매각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민영화 해법이 ‘주인 찾아주기’에서 지분을 쪼개서 파는 소수지분 매각 방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예보)는 28일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 예비입찰을 마감한 결과,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중국 안방보험 한 곳뿐”이라며 “한 곳만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에 유효경쟁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예보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6.97% 가운데 30%를 경영권 지분 일반경쟁입찰로, 나머지 26.97%를 소수지분 희망수량경쟁입찰로 매각작업을 진행해 왔다.
단독으로 경영권 지분 입찰에 참여한 중국 안방보험은 자산이 7000억위안(약 121조원)에 달하는 대형 종합보험사다. 외국자본의 우리은행 인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조성되면서 입찰을 포기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글로벌 금융회사로의 도약 차원에서 막판에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참여를 고심해오던 교보생명은 끝내 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교보생명 쪽은 입찰 마감 직전에 “우리은행 지분 인수 타당성에 대해 해외 공동투자자 및 컨설팅사와 검토하는 과정에서 몇가지 문제점이 제기돼 인수 참여를 유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반면에 “소수지분 입찰에는 전체 26.97%의 대상 지분 가운데 콜옵션 행사분(8.99%)을 제외하고 총 23.76%의 물량이 접수됐다”고 예보는 밝혔다. 매각 대상 지분(17.98%)의 132%가 접수된 것이다. 정부는 이번에 투자차익을 노리는 개별 투자자들이 10% 이내에서 참여할 수 있는 소수지분 입찰을 처음 시도했다. 주가가 오르면 투자수익을 키울 수 있는 ‘콜옵션’ 부여를 유인책으로 제시했는데, 이런 전략이 적절하게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소수지분 입찰에는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과 한화생명,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참여했다. 가격순으로 희망물량이 배정되며, 낙찰자는 새달 4일 발표된다. 이번에 소수지분 입찰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경영권 매각으로 매각수익을 높이는 방안을 고집해온 정부의 민영화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황보연 방준호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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