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신한지주 사장 등 6명 후보 확정
주주제안 추천 3명 사상 첫 포함
27일 이사회 전 1명 추가 선정 예정
주주제안 추천 3명 사상 첫 포함
27일 이사회 전 1명 추가 선정 예정
케이비(KB)금융이 사외이사 후보로 시민단체의 주주 제안 추천 인사, 경쟁사 최고경영자(CEO) 출신 등을 영입하며 지배구조 개선 실험에 나서고 있다.
15일 케이비금융은 지난 13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확정한 사외이사 후보에 이병남 엘지(LG)인화원 원장과 김유니스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최운열 서강대 교수(경영학), 한종수 이화여대 교수(경영학), 김중회 현대카드 고문 등 7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케이비금융은 지난해 극심한 조직내분 사태 이후 사외이사 9명에게도 책임론이 대두되면서, 전원이 사퇴를 결정한 바 있다. 이후 사추위가 외부 헤드헌팅 업체 2곳과 주주를 대상으로 예비후보 85명을 추천받은 뒤, 평가를 거쳐 7명이 선정된 것이다. 교수 출신으로 사외이사 구성이 편중됐다는 지적에 따라,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후보 추천을 허용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병남 원장과 김유니스 교수, 박재하 부소장 등의 후보가 주주들의 제안으로 추천됐다. 이병남 원장은 엘지그룹 인사담당 부사장과 노사관계개혁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거친 인사·조직관리 전문가다. 김유니스 교수는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 상무, 하나금융의 준법감시 담당 부사장 등을 지낸 금융법 전문가이며, 박재하 부소장은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을 지냈다. 특히 이들 가운데는 시민단체 추천자가 두 명이나 포함됐다. 소액주주 운동을 이끌어온 대표적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 주도로 상법상 소수주주권에 따라 0.25%의 지분(약 400억원 상당)을 모아 제안된 후보 1인과 이와는 별도로 이 단체가 예비후보로 추천한 1인이 나란히 포함된 것이다. 상법상 소수주주권에 따라 추천된 후보는 사추위 심사와 무관하게 자동으로 주주총회에 오른다.
또 이번에 경쟁사 금융지주 시이오 출신이 포함된 점도 파격으로 평가된다.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은 한국은행과 재무부를 거쳐 1982년 신한은행에 합류한 신한의 창립 공신으로 꼽힌다. 최 전 사장의 선임은 지난해 취임한 윤종규 케이비금융 회장이 “반드시 1등 은행 자리를 되찾아야 한다”는 각오를 임직원에게 강조해온 것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은 수년 전부터 은행권 1위 자리를 신한은행에 뺏긴 상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금융감독선진화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거친 최운열 교수나 대통령비서실 경제구조조정기획단 총괄반장, 재정경제부 장관 자문관 등을 지낸 박재하 부소장은 정부 부처나 금융당국 업무를 두루 거친 경력도 갖고 있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한종수 교수는 삼일회계법인에서 윤 회장과 함께 지낸 인연이 있다.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인 김중회 고문은 최종적으로 후보 자리를 고사했다. 유일한 금융당국 출신 후보였던 김 고문은 “3월부터 현대오일뱅크 사외이사로 활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피아 논란’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사추위는 오는 27일 이사회 전까지 추가로 1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더 뽑아야 한다. 후보들은 이사회와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사외이사로 최종 확정된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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