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세계경제포럼 순위 널뛰기
IMF는 지표, WEF는 설문 기준
IMF는 지표, WEF는 설문 기준
한국의 금융 발전 수준이 세계 6위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87위에 불과하다는 다른 평가 결과도 있어, 어느 쪽이 진실에 가까운지를 놓고 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새 ‘금융발전지수’를 이용해 각국 금융 발전 정도를 측정한 결과, 한국은 183개국 가운데 6위에 올랐다고 17일 밝혔다. 국제통화기금은 2013년 자료를 토대로 은행·주식시장·채권시장 등의 금융기관과 금융시장에 대해 각각 심도·접근성·효율성을 평가했다. 한국의 지수는 최상위권인 0.854로 선진경제권 평균(0.718)보다도 높다.
한국은 상위 10개 기업 시가총액 비중과 채권 발행 기관 수로 평가하는 금융기관 접근성지수는 28위로 저조하다. 그러나 주식시장 회전율로 따지는 금융시장 효율성지수는 세계 1위다. 전체 지수 1~5위는 각각 스위스·오스트레일리아·영국·미국·스페인이 차지했다.
이런 평가는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국가 경쟁력지수를 내면서 한국의 금융시장 발전도를 140개국 가운데 부탄(86위)에 이어 87위로 평가한 것과 너무 차이 난다. 국제 비교 평가에서 조사 기관과 방식이 다르면 얼마간 다른 결과가 나오지만 ‘어제의 87위가 오늘의 6위’일 정도로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한은은 국제통화기금은 대출액, 은행 지점 수, 이익률 등 객관적 지표를 평가에 광범위하게 반영한 반면 세계경제포럼은 주관적 설문에 기반한 평가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의 평가는 모든 국가로부터 입수 가능한 단순 지표에 기초했기 때문에 과대평가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경제포럼의 낮은 평가에 대해서는 “설문에 응한 기업인들의 기대 수준이 높은 것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했다. 두 평가 결과는 금융시장의 외형에 무게를 두느냐, 이용자 만족도에 주목하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 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본영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