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해피 적금 데이’ 행사
‘하루만 금리 우대’에 긴 대기 행렬
지점별로 자율권 부여해 동기부여
소비자 선택 폭 넓어지는 효과 기대
‘하루만 금리 우대’에 긴 대기 행렬
지점별로 자율권 부여해 동기부여
소비자 선택 폭 넓어지는 효과 기대
직장인 백아무개(34)씨는 지난달 말 적금 상품 가입을 위해 일산에 있는 케이이비(KEB)하나은행 지점에 들렀다가 대기표 순번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은행 문을 닫기 직전인 오후 3시30분을 넘겨 창구에 도착했는데도 앞선 대기자가 90명을 넘었다. 대부분 적금을 들러 온 이들이었다.
백씨가 찾은 점포는 이날 ‘해피 적금 데이’ 행사 중이었다. 해피 적금 데이는 하나은행이 지점별로 딱 하루를 정해 소비자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금리를 연 최대 0.8%까지 더 얹어주는 행사로 4월부터 지난달까지 진행됐다. 유통업체들이 마케팅 활동 차원에서 특정 기간 동안만 매장을 운영하는 ‘팝업 스토어’와 비슷한 형태다.
지점별로 이벤트 개최 여부나 행사 날짜 등을 각자 정하기 때문에 누리집 등에서도 관련 행사에 대한 안내를 찾아볼 수 없지만 예정됐던 한 달을 넘겨 두 달 동안 이벤트를 진행할 정도로 반응은 좋았다. 행사를 여는 지점들이 거래가 있었던 고객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창구에 행사 일정을 게시해 놓는 정도가 홍보의 전부였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호응이 커졌기 때문이다.
행사 날짜 전날 해당 점포에 예약까지 하면서 적금에 가입한 박아무개(30)씨는 “예·적금 금리가 1~2%에 불과한데, 이벤트 날에는 연 3% 가까운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보니 동네나 지역 주민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우리 동네 지점은 언제 가입자를 받는다’ 는 정보가 많이 공유됐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일괄적으로 판매액을 정한 뒤 본사 차원에서 홍보하고, 전국 점포에서 동시에 가입자를 받았던 기존 특판 상품 판매 방식과 달리 점포별로 필요에 따라 판매 여부부터 가입자 유치 활동 방식까지 정할 수 있게 한 것”이라며 “특정 회사에 입점한 점포의 경우 그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행사를 여는 등 점포별로 특색있고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들 역시 지점별로 개별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 이후 소비자 유치를 위해 각 지점들이 본사 차원의 경품 이벤트와 별개로 경품을 내걸거나 새 상품이 출시되면 각종 혜택을 얹어 주는 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점포별로 성과 평가가 진행되는 것도 이런 형식의 마케팅 확산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같은 상품에 가입해도 점포에 따라 혜택이 다를 수 있어 소비자들로서는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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