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탓에 동전 환수율 상승세가 5년 만에 꺾였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동전(기념주화 제외)의 누적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은 21.9%로 전년도인 2014년(22.3%)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동전의 누적 환수율이 하락한 것은 2010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한은이 집계한 ‘동전 누적 환수율’은 500원 동전 발행에 따라 현재의 주화체계가 확립된 지난 1982년 이후 발행된 동전 금액과 한은 금고로 돌아온 동전 금액을 비교한 것이다. 지난해 말까지 동전이 누적 발행액은 2조8196억원으로 집계됐고, 누적 환수액은 6183억원에 그쳤다.
동전의 누적 환수율은 경기 상황과 반대로 움직이는 추세를 보인다는 것이 그간의 통설이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등 경기침체가 이어지면 사람들이 집안에 방치했던 동전까지 꺼내 사용하는 경향이 반영된다는 것이다.
동전의 누적 환수율은 금융위기 여파가 몰아친 지난 2009년 22.3%에서 이듬해 21.8%로 떨어졌고 2011년엔 21.8%를 유지했다가 2012년 22.1%, 2013년 22.2%, 2014년 22.3%까지 쭉 상승세를 보였다.특히 지난 2014년 누적 환수율(22.3%)이 2009년 수준과 비슷한 것은 경기 부진 장기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지난해 경기 부진이 이어졌음에도 동전의 누적 환수율이 하락한 것은 경기 상황보다는 담뱃값 인상이 주 요인이라는 것이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지난해 초 담뱃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되면서 500원짜리 동전 수요가 늘었고, 이에 따라 한은이 발행량을 늘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 해 동안 발행한 동전 발행액은 1032억원으로, 전년에 견줘 19.9% 증가하면서 2010년 이후 5년 만에 1000억원 선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환수액은 137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34.7% 급감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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