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있어도 가입…보험료는 더 비싸
김기철(가명)씨는 5년 전 고혈압 진단을 받고 약을 먹고 있다. 최근 직장 동료가 뇌출혈로 쓰러지자 충격을 받고 보험에 가입하려고 했지만, 혈압약 복용을 이유로 거절당했다.
금융감독원은 김씨처럼 당뇨병, 고혈압 등 병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보험’을 1일 소개했다. 소비자가 질병이나 수술, 입원 등의 병력이 있으면 아예 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것으로 아는 경우가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10월 현재 만성질환에도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보험 52개를 보험사 32곳에서 팔고 있다. 대신 보험료가 비싸다.
유병자보험은 간편 심사보험, 고혈압·당뇨 특화보험, 무심사 보험 등이 있다. 간편 심사보험은 최근 2년(암은 5년) 이내 입원·수술 이력이 있는 사람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계약 전 보험사에 알려야 하는 사항을 18개에서 6개로 축소해 만성질환 보유자는 물론 심근경색, 뇌졸중으로 오래전에 수술·입원한 적이 있는 이들도 가입할 수 있다. 다만, 보험료는 일반보험보다 2배가량 비싸다.
고혈압·당뇨 특화 보험은 고혈압·당뇨에 한해 계약 전 알릴 의무를 면제한 상품이다. 암, 뇌졸중, 급성심근경색 등 특정 질병으로 사망한 경우 보장받을 수 있고 보험료는 1.1배다. 무심사 보험은 질병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사망보장 보험으로, 보험료를 일반 보험상품보다 5배 더 내야 한다.
금감원은 “유병자보험은 가입 요건을 완화한 대신에 보험료가 비싸고 갱신 때 오를 수 있다. 질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은 불필요하게 유병자보험에 들면 높은 보험료를 부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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