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정부 대책을 비웃듯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10월 말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695조7천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7조5천억원 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10월 기준으로, 부동산 시장이 크게 달아올랐던 지난해(9조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최근 5년(2010~2014년)간 10월 평균(3조9천억)과 비교해도 거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또 올해 들어서도 8월(8조6천억) 다음으로 두 번째 높은 증가액이다.
주택담보대출은 523조4천억원으로 한 달 새 5조5천억원이나 늘었다. 전월 증가액(5조2천억)보다 3천억원이나 많고, 10월 평균(2010~2014년) 증가액(3조원)과 견주면 1.8배 수준이다.
윤대혁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꾸준한 집단대출과 가을 이사철에 따른 주택거래 수요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랑은 1만3천호로 9월(1만1천호)와 견줘 2천호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잔액도 전월보다 2조원 늘어난 171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추석연휴와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중 소비가 늘어 평소보다 증가폭이 컸다는 분석이다. 올해 1~10월 중 은행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은 10조4천억원이나 늘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총 증가액 8조원을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자영업자 대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10월 은행 기업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액은 2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258조1천억원으로 중소기업 전체대출의 43.5% 수준이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는 토지·상가 등 부동산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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