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한은, 시장 안정화 논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이전에 장을 마감한 국내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경계심리를 드러냈으나 큰폭의 요동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탄핵 가결은 시장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의 완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짚었다. 또 다음주 시장은 ‘탄핵 가결’보다는 미 기준금리의 향배가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당국은 주말(11일)과 12일 개장 직전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여는 등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38(0.31%) 떨어진 2024.69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연장한 효과로 모두 상승 마감했다. 결국 코스피가 소폭 하락한 것은 탄핵 표결에 따른 경계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스닥지수는 9.73(1.66%) 상승한 594.35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4원(0.64%) 오른 1165.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유럽이 돈풀기를 연장해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환율이 올라갔지만, 장중에 탄핵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탓에 상승폭이 확대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탄핵 가결이 외려 정치적 불확실성을 줄인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다음주 시장의 관심은 13~14일(현지시각) 열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아울러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향후 금리인상의 속도에 대해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가 관심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주는 미 연준 회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탄핵 가결 직후 긴급회의를 열어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고 24시간 점검 체계를 다잡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비상시국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행도 투표 가결 뒤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통화금융대책반의 24시간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해 금융·외환시장 상황 변화 및 우리경제에 대한 해외 평가를 점검하기로 했다.
김효진 이정훈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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