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종가 달러당 1193.4원…6달만에 1190원선 넘어
트럼프 당선 뒤 달러 강세…최근 미 금리인상 가속 가능성에 탄력
전문가 “내년 상반기 환율 1250원까지 오를 수도”
트럼프 당선 뒤 달러 강세…최근 미 금리인상 가속 가능성에 탄력
전문가 “내년 상반기 환율 1250원까지 오를 수도”
지난주 미국 금리인상 뒤 상승폭이 확대된 원-달러 환율이 20일 1190원선을 넘어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이어져 환율이 내년 초 1200원선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5원(0.55%) 오른(원화 약세) 달러당 1193.4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미 금리인상 소식이 전해지기 전날인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거래일 기준 5일 연속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이 1190원을 넘은 것은 지난 6월1일(1193원) 이후 여섯달여 만에 처음이고, 20일 환율은 지난 3월10일(1203.5원) 이후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지난 11월9일부터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 14일(현지시각)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한데다 내년에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오름세가 더 탄력을 받았다.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긴축 지향적 태도를 비치면서 달러 강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원-달러 환율은 미 대선일인 11월8일(1135원) 대비 이날까지 5.14%나 상승해, 원화가치가 크게 절하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달러 강세가 이어져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내년 1분기나 2분기에 원-달러 환율이 1250원선까지 올라설 것으로 본다.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내년 상반기에 가장 클 것으로 생각되고 그에 따라 미 연준이 움직일 수 있다. 상반기 유럽 선거 때문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져 달러 강세가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일단 트럼프가 1월에 취임한 뒤 정책 구체화 정도를 주시해야 할 것이다”라고 짚었다.
환율 상승(원화 약세)이 이어질 경우 자본유출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다만 박성우 엔에이치(NH)선물 연구원은 “올초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서면서 자본유출이 일어나 1200원선에 대한 경계감이 생기는것은 사실이지만, 자본유출은 환율뿐 아니라 금리·국내 경제 기초체력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요소”라며 “현재 채권시장에서 한국보다 미국의 장기물 금리가 높은데, 단기물 금리도 역전될 경우 자금 유출이 가속화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있어 외환보유액이 넉넉해 크게 문제 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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