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보유고 2조9982억달러
5년11개월만에 3조달러 미만으로
5년11개월만에 3조달러 미만으로
1월 중국 외환보유액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던 3조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다만 유출폭은 전달에 비해 줄어 지난해와 같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번질 가능성은 적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중국 인민은행은 1월 외환보유액이 2조9982억달러로 지난해 12월(3조105억달러)에 비해 123억달러(0.4%)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5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이날 누리집을 통해 “외환시장의 수급 균형을 조정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시장에 외환을 제공(외환시장 개입)한 것이 외환보유고 감소의 주요 이유다. 설 연휴로 인해 관광·소비·기타 활동이 늘어난 것, 기업 부채 결제 등은 외화 수요를 늘려 외환보유고 감소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관은 “반면에 (달러 약세로) 국제 금융 시장에서 달러 외 통화들의 달러화에 대한 전반적인 반등은 달러 환산 평가액 증가에 기여해 외환보유고를 증가시킨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를 밑돌았지만, 감소폭이 줄며 안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1월 691억달러(전달 대비), 12월 411억달러 감소 등 가파른 감소세로 시장의 우려를 키워왔다. 위안화 약세 기대가 계속되며 민간부문의 외화 수요가 계속 늘어난 데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뒤 진행된 달러 강세로 중국 당국의 자본유출에 대응하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 외환보유액 감소분 중 외환시장 개입 등으로 인한 비중이 66.3%에 이른다.
반면 올 1월에는 트럼프의 달러 강세에 대한 직접적 불만 표출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며 중국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자본유출 우려는 거주자 중심으로 여전히 존재해 유출 기조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12월 홍콩의 외화예금이 줄어든 것 등 중국 정부의 자본 통제가 일정부분 효과를 보이고 있는 데다, 강달러에 대한 미국의 부담이 더해지면서 유출 압력이 어느 정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20억달러 변동은 유출이라기보다 횡보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간의 외화 유출도 중국 경제의 불안보다 달러 강세로 인한 요인이 컸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번질 가능성도 적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의 발언과 정책 불확실성,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달러 방향성이 불명확한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 외환보유액이 안정될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