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거래 비수기’ 계절 요인 커
기분양 주택 중도금 수요 있어
추세 지속될지 낙관은 어려워
기분양 주택 중도금 수요 있어
추세 지속될지 낙관은 어려워
1월 은행 가계대출이 1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치며, 가계대출 증가폭이 2달 연속 큰 폭으로 축소됐다. 다만 주택시장 비수기 등 계절적 요인에 기인한 바가 커, 향후 추세가 이어질 지 낙관할 수는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1월중 금융시장동향을 보면, 1월말 은행(정책모기지론 포함)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보다 1000억원 증가한 708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7조5000억원, 11월 8조8000억원 증가 등 가파르게 늘어 시장의 우려를 키워오던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3조4000억원 늘며 이달까지 2달 연속 증가폭이 축소됐다. 1월 증가폭은 2014년 1월(-2조2000억원) 이래 2년만에 가장 작다.
가계대출 중 1월 주택담보대출은 전달보다 8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1월말 잔액은 53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시장 호황에 힘입어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10월 5조4000억원, 11월 6조1000억원 증가하며 가계대출 상승을 이끌어오다, 지난해 12월 3조6000억원 늘며 증가폭을 축소했다. 1월말 마이너스통장 등 대출 잔액은 기업의 상여금 지급 등으로 상환이 늘어나 전달보다 7000억원 줄어든 17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1월 가계대출 상승폭 둔화는 계절적 요인이 크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1만1000호에 이르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월에는 5000호 규모로 축소되는 등 계절적 비수기에 따라 주택거래가 둔화됐고, 대출금리도 상승(한 것이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예년 1월의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을 보면,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지속해 온 2015년과 2016년 1월에는 각 1조4000억원·2조1000억원 늘었지만, 2010~2014년 1월에는 평균 1조7000억원 줄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최근 두 달의 추세로 가계부채가 안정되리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전망이 나온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가계부채연구센터장은 “이미 분양된 주택의 중도금 대출이 나가야 하는 것이 있어서 올해 가계대출이 크게 줄어드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11%가량)보다는 가계부채 증가율이 낮겠지만, 예년 평균 증가율(7%)보다는 높은 8~9% 정도를 기록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달 15조원 감소했던 은행 기업대출은 1월에 9조원 증가로 돌아서 월말 기준 잔액은 75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대출은 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분을 다시 빌리는 수요, 중소기업 대출은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으로 각 4조8000억원, 4조2000억원 늘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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