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중단된 3차 구제금융 재개 여부 관건
그리스, 국제 채권단 뜻 반해 연금지출 확대한 탓
구제금융 재개 안 되면 7월에 디폴트 선언 위기
20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앞두고 EU와 IMF 갈등중
슈피겔 “IMF 구제금융에 참여할 것” 보도 주목
그리스, 국제 채권단 뜻 반해 연금지출 확대한 탓
구제금융 재개 안 되면 7월에 디폴트 선언 위기
20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앞두고 EU와 IMF 갈등중
슈피겔 “IMF 구제금융에 참여할 것” 보도 주목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이 그리스 구제금융 집행을 재개하는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프렉시트(Frexit·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공약이 나온 프랑스 대선까지 겹치며 유럽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이 그리스에 3차 구제금융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독일 <슈피겔>은 “유럽 채권단은 국제통화기금이 애초 160억유로 규모보다 적은 50억유로의 금액을 구제금융에 출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유럽연합이 그리스 채무의 상당액을 경감하지 않으면 3차 구제금융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해왔다. 이 기관이 예상보다 적은 액수라도 구제금융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면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리스 채무 위기에 대한 해결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주요 회원국들이 올해 줄줄이 선거 정국에 돌입하는 터라 유럽연합은 이를 받아들이기엔 정치적 부담이 큰 상태다.
이에 따라 20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구제금융 재개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14일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의장인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회의(20일)까지 합의가 이뤄지리라 생각하기 어렵다”고 언급한 바 있다.
2015년 유럽연합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은 3차 구제금융에 합의해 그리스에 3년간 860억유로(약 105조원)를 단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연금 삭감 등 긴축을 요구한 국제 채권단의 요구에 반해 연금 지출을 확대하기로 하자 구제금융 집행이 중단됐다.
그리스 정부가 올해 상환해야 할 부채는 257억유로(약 31조5천억원)이고, 7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만 91억유로에 이른다. 그리스 부채 규모는 앞서 구제금융이 투입되는 와중에도 가파르게 늘어나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176.9%에 이르렀다. 구제금융 수혈이 재개되지 않으면 그리스는 7월에 국가부도 위기에 몰리고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럽연합 탈퇴) 논의가 부상할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 자료를 보면, 1월 중순 7%대 초반이던 그리스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1월말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 9일엔 종가 기준 10%를 넘어섰고, 17일에도 장중 한 때 10%대로 치솟았다.
유럽 내 불안은 산적해 있다. 4~5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올초 0.67%에서 2월초 1.14%까지 뛰기도 했다. 다만 유로존 실물 경기는 나쁘지 않다. 유럽연합은 최근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오태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유럽연합이 프랑스 대선(5월)과 독일 선거(9월) 사이에 그리스 문제의 봉합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유로존 붕괴 시나리오는 아직 극단적인 시각이라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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