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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워런 버핏 “헤지펀드 믿지 말라”

등록 2017-03-01 20:52수정 2017-03-02 10:48

워런 버핏의 올해 투자 Tip
“미국 증시 버블 아니다”
“정치와 투자 결부시키지 마라”
워런 버핏 회장.
워런 버핏 회장.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6)이 올해도 어김없이 주주들에게 편지와 함께 투자 조언을 내놨다.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인 그는 1977년부터 매년 초 주주들에게 회사의 경영상황을 소개하면서 미국 증시와 투자, 경제 전반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혀왔다. 올해로 40년째다. 해서웨이는 1965~2016년 연평균 수익률이 20.8%로 같은 기간 S&P500의 연평균 수익률 9.7%를 두배 이상 능가한다. 버핏의 투자 성공 비결은 이른바 ‘가치투자’로 요약할 수 있다. 알짜배기 회사가 저평가돼 있을 때 주식을 매수해 장기간 보유하는 전략이다. 버핏은 지난 2월 말 투자설명회와 함께 CNBC 등 언론에도 등장해 자신의 투자관을 소개했다.

“헤지펀드 믿지 말라”

올해 버핏의 편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헤지펀드와 인덱스펀드의 수익률 비교에 관한 것이다. 총 27페이지 가운데 5페이지나 이를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버핏은 10년 전인 2007년 두가지 종류의 펀드 중 어느 것의 수익률이 높을지 내기를 하는 수익률 게임에 50만달러를 걸었다. 버핏은 시장 평균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를 선택했다. 자산운용사인 프로티지 파트너스의 테드 사이즈라는 투자가가 이에 응했다. 버핏은 S&P500지수를 따르는 뱅가드S&P인덱스 펀드를 선택했다. 사이즈는 평균적 수익을 내는 헤지펀드 5개로 구성된 헤지펀드 세트를 선택했다. 이 5개는 100개 이상의 헤지펀드를 편입한 ‘펀드 오브 펀드’여서 헤지펀드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었다. 2008년 1월1일부터 2016년 말까지 9년간 성적은 인덱스펀드의 완승. 인덱스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7.1%인 반면에 헤지펀드 5개의 연평균 수익률은 2.2%에 불과했다. 버핏은 10년간 수익률이 나오는 올해 말에도 이런 성적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기에서 번 돈은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는 잠들지 않는다”

버핏은 헤지펀드들이 지는 큰 이유 중 하나로 높은 수수료를 꼽았다. 헤지펀드들은 ‘2+20’ 구조의 수수료를 받는다. 투자 자산의 2%에 투자로 얻은 이익의 20%를 성과보수를 받는다. 반면에 인덱스펀드는 비용이 저렴하다. 똑같이 투자해도 고객이 가져가는 수익이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 버핏은 영화 <월스트리트>의 주인공 고든 게코의 유명한 말을 편지에 적었다. “수수료는 결코 잠들지 않는다.” 수익을 내건, 손실을 보건 간에 수수료는 떼어간다는 얘기다. 돈을 버는 건 고객이 아니라 매니저들이라고도 했다. 버핏은 지난 10년간 자산운용사들에 고객이 낭비한 돈이 1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펀드매니저들의 시장 예측력을 원숭이에 빗대기도 했다. 연초에 내놓는 시장예측의 적중 확률이 원숭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둘의 차이는, 원숭이는 수수료가 없다는 것일 뿐이라고 그는 조롱했다.

“손주들의 행동 보고 애플 매수”

버핏이 최근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종목은 애플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올해 초까지 애플 주식 보유수를 2배 이상 늘렸다. 해서웨이의 애플 주식 보유가치는 시가로 180억달러에 이른다. 해서웨이에서 애플을 처음 산 것은 버핏이 아니라 자신의 후계자 후보 매니저들이었다. 버핏은 이들이 애플을 산 것을 보고 나서야 종목 연구에 들어갔다. 그는 전통적으로 기술주 투자를 피했다. 자신이 잘 모른다는 게 이유였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증손주들이 아이폰을 끼고 사는 것을 봤다. 아이폰이 아이들 삶에서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가치투자가들은 흔히 주변 사람들의 생활 패턴에서 통찰력을 얻어 투자를 결정한다. 버핏은 자신은 아직도 폴더폰을 쓴다면서 아이폰의 확장성은 아직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에 대해 강력한 브랜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가격,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그는 “나를 따라서 애플을 사지는 마라”고 말했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는 애플 주식은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 싸기 때문에 지금 팔 생각은 없다고 했다.

“미국 증시 버블 아니다”

버핏은 미국 증시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급등했음에도 지금 주가가 버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지금부터 4년간 더 나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역사적 밸류에이션과 비교할 때 현재 주가는 싼 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더 좋은 매수 찬스를 기다리면서 지금 시장에서 벗어나 있는 건 “큰 실수”라고 했다. 다만, 그는 “이것은 롱 뷰(장기적 관점)”라면서 “이 말은 주식시장이 당장 내일 20% 폭락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단서를 달았다.

“정치와 투자 결부시키지 말라”

버핏은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대선 유세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 경제는 나아질 것이라며, 자신의 정치이념에 근거해서 투자결정을 내리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성인이 된 이후로 내 인생의 절반 동안 내가 투표하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그것이 나를 주식에서 멀어지게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당신이 당신의 정치와 당신의 투자결정을 섞는다면, 당신은 큰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버핏은 트럼프의 대통령직 수행을 평가하는 잣대로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미국을 대량살상무기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것. 둘째, 미국 경제가 좋아졌는지. 셋째 경제 성장이 얼마나 골고루 퍼지는가. 그는 이 세가지에서 트럼프가 성공하더라도 다음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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