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지배구조연, 삼성·롯데·CJ·SK 주총 분석
“대관업무 목적…경영진 견제 후보 선임 필요”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혐의로 수사를 받은 대기업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청와대와 사법·감독당국 등 권력기관 출신의 사외이사 비중을 지난해보다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와 사법기관뿐 아니라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같은 감독기관 인사들을 두루 흡수했다는 얘기다.
28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의 보고서를 보면, 검찰 수사를 받은 이력이 있는 대기업 집단 중 삼성·에스케이(SK)·롯데·씨제이(CJ)그룹 등 4곳이 지난 24일까지 주총을 마쳤다. 이들 그룹 계열사 중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있었던 42개 계열사 주총에서 73명의 사외이사가 선임됐고, 절반 가까운 34명이 신규로 선임됐다.
새로 선임된 34명의 사외이사 중 권력기관 출신은 26.4%로 집계됐다. 경영권 분쟁 등으로 지난해 주총에서 이미 권력기관 출신 신규 사외이사 선임 비중이 50%에 이른 롯데를 빼고, 다른 그룹에서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엔 새로 선임한 사외이사 10명 중 감독기관 출신이 1명(10%)뿐이었지만, 올해 새로 선임된 7명 중 2명(28.6%)이 사법기관·청와대 출신이었다. 지난해 신규 선임 사외이사 중 권력기관 출신이 전혀 없었던 에스케이는 올해는 30.8%(13명 중 4명)로 늘었다. 씨제이도 신규 선임된 5명 중 2명(40%)이 감독기관 출신이었다. 지난해 권력기관 출신 새 사외이사 비중을 50%로 키웠던 롯데만 올해 해당 비중이 11.1%(9명 중 1명)로 줄었다.
연구소는 권력기관 사외이사 비중 확대와 관련해 “대관업무 목적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독립적인 입장에서 경영진에 조언하고 견제할 사외이사 후보 선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