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지수를 확인하고 있다. 전날보다 23.11포인트 (1.06%) 오른 2196.85로 마감했다.한국거래소 제공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향해 비상하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향상이 두드러지고 수출 호조와 내수 바닥 통과 기대감이 겹쳐 코스피가 새로운 기록을 써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06%(23.11)오른 2196.85로 장을 마쳐 지난 2011년 5월3일(2200.73) 이래 약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는 2011년 5월2일의 2228.96으로 현재 지수에서 불과 31.22포인트를 남겨두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 강도를 한껏 높여 6484억원어치 주식을 쓸어담았다. 이로써 외국인이 최근 3거래일 동안 사들인 금액은 1조2182억원에 달한다. 장 초반 오름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이런 외국인 자금의 증시 유입으로 4.5원 하락 반전한 1125.4원으로 마감해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3.54%(7만3000원) 급등한 213만5000원으로 한달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사들인 금액만 3천억원에 육박했다. 현대차(2.12%), 에스케이(2.49%), 에스케이이노베이션(3.34%) 등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의 주가도 대부분 올랐다.
앞서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우는 등 미국과 유럽 증시도 동반 급등했다. 특히 프랑스 증시는 유럽연합(EU) 이탈 우려 감소에 따른 안도감에 4.14% 오르며 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유럽연합 체제 유지를 지지하는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인세를 대폭 인하하는 감세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상승의 배경으로 무엇보다 기업실적 개선을 꼽는다. 코스피에 상장된 200대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은 175조원까지 상향조정됐다. 한달 사이 5조원, 지난 1월에 견주면 15조원 많은 수치다. 이에 따라 이익 대비 주가의 수익비율(PER)이 9배로 낮아졌다.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채권 수익률 1%대와 견준 주식 투자 기대수익률이 매우 높아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에 도전해볼 만한 상황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한 것도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내수가 바닥을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한 가운데 수출단가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3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자료를 보면, 달러로 환산한 수출단가지수는 15.6% 증가했다. 일반기계 등 주력 수출품목의 단가가 고르게 올라 수출기업들이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가 6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을 넘어선 것도 기대감을 키웠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의 소비심리 개선은 소비지출을 0.2%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내수 경기 정상화에 일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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