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색종이를 뿌리며 축하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대세 상승 때 수익을 높이기 위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투자 종목이다. 주도주에 올라타는 것이 중요한데, 주도주와 비주도주 사이에 격차가 평소보다 커지기 때문이다.
1985년 하반기부터 4년 동안 주가가 상승했다. 종합주가지수가 8배 가까이 오를 정도였는데, 금융과 건설이 주도주였다. 증권주가 100배 가까이 오르는 동안 삼성전자는 3만원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제조업 주식에 투자한 사람 입장에서는 종합주가지수가 오르지 않는 게 마음이 편할 정도였다. 1992년에는 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업종 대표주로 불린 대형주들이 주목받았는데, SK텔레콤이 12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동안 증권, 은행 같은 금융주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후 주도주는 2000년에 아이티(IT)와 2003년 중국 관련주로 넘어갔는데, 한번 주도주로 자리 잡으면 주가가 최대 수십 배까지 상승했다.
이번에는 어떤 주식이 주도주가 될까?
주도주가 되려면 충족시켜야 할 조건이 몇 개 있다. 우선 자본금이든 시가총액이든 회사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 그래야 이들이 오르면서 시장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재료도 필요하다. 그게 현재 이익일 수도 있고 미래 성장성일 수도 있는데, 이런 요인 없이 수급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건 한계가 있다. 기업 가치와 관련된 부분이 많으면 많을수록 주가가 더 크게 움직인다. 마지막은 가격이다. 상승이 시작될 때 주가가 적정수준 이상이어서는 안 된다. 적정수준이란 실적 대비해서 합리적 수준이어야 한다는 의미이지만, 절대 가격이 너무 높으면 안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절대 주가가 너무 높으면 시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2000년 SK텔레콤이 그 경우에 해당한다. 당시 SK텔레콤은 우리나라 주식으로 처음 500만원을 넘었는데, 가격이 너무 높다 보니 추가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빠르게 하락하는 원인이 됐다.
현재 주도주 조건에 맞는 주식으로 꼽히는 게 낙폭 과대 대형주다. 은행, 증권, 건설, 조선, 화학 등에 흩어져 있는데,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오르긴 했어도 여전히 과거 최고점에 비해서는 낮은 상태에 있다. 기업 규모가 적정하고, 실적도 회복되는 등 여러 조건과 일치한다.
또 다른 주식으로 주도주 교체는 대형주가 적정수준에 도달한 후에 진행될 것이다. 이때부터 성장성에 기반한 투자가 본격화될 텐데, 무엇이 성장성의 주제가 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과거 아이티(IT)나 중국 특수처럼 큰 부분이 주제가 될 수도 있지만, 주제를 잡지 못한 채 산발적인 흐름에 그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장 가능성 큰 주제이긴 하지만, 2000년 아이티 버블처럼 세계적인 동조화가 이루어져야 하는 제약이 있다. 지금 당장은 대형주 상승에 충실하게 따라가는 게 맞는 전략인 것 같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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