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넘는 거액 계좌 예금 7% 늘었다

작년 잔액 기준…1억이하 증가율 2배 넘어
올해에도 추세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잔액이 10억원을 넘는 거액의 은행 계좌에 들어있는 돈이 지난해에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해말 기준 은행의 정기예금,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등 저축성예금 잔액이 1061조340억원으로 한해 동안 5.2%(52조7250억원) 증가했다.

규모별로 보면, 10억원을 넘는 계좌 예금이 모두 465조8730억원으로 7%(30조3150억원) 늘었다. 반면, 1억원 이하 계좌는 408조4660억원으로 3.1%(12조1천70억원) 느는 데 그쳤다. 1억원 초과∼5억원 이하는 137조8160억원으로 6.4%(8조2390억원),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는 48조8790억원으로 4.4%(2조64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거액 계좌의 예금이 늘어난 것은 기업 자금이 많이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들이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주저하면서 저축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익성이 좋아진 기업들이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은행에 돈을 맡겼다는 얘기다.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자산가들의 뭉칫돈도 은행 저축성 예금으로 적잖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잔액 10억원을 넘는 저축성예금은 2014년부터 크게 늘어나 증가액이 2014년 36조1780억원, 2015년 36조5540억원에 이르렀다.

이경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