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conomy | 곽현수의 ‘차 한 잔’
코스피가 장중 2400선을 돌파한 2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코스피 지수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종가는 2395.66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GDP·수출액·주택시총과 비교하면
다소 비싸 보이나 아직 과열 아냐
채권금리에 견주면 매력적 투자처 이렇게 가진 자산만큼의 가치는 최소한 인정받아야 한다는 개념이 주식 시장에서 사용되는 PBR(주가순자산)이라는 개념이다. 기업들이 가진 자산을 수치화해놓은 지표가 BPS(주당순자산)이고 PBR은 KOSPI를 BPS로 나눈 개념이다. KOSPI PBR이 1보다 크다면 가진 자산 대비 비싸게, 작다면 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보통은 1보다 크게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KOSPI의 PBR은 1.1배이다. 2000년 이후 중간값을 소폭 상회한 수준이다. 가진 자산 대비 10% 할증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매년 5천만원을 버는 홍둘리란 사람이 있다고 하자. 홍둘리는 이제 막 신입사원이 돼 향후 최소한 10년은 직장에 다닐 수 있다고 한다. 홍둘리의 가치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연봉 인상이 없다고 가정하면 10년 동안 벌 수 있는 5천만원에 10을 곱해서 5억원이라고 계산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 금리(할인율)를 적용하면 5억원보다 낮다. 마찬가지로 홍둘리가 연봉을 매년 10%씩 올려받을 수 있다고 한다면 홍둘리의 가치는 연봉 동결일 때보다 당연히 더 높아진다. 이런저런 계산으로 홍둘리의 화폐로 계산한 값어치가 4억원이라고 결정됐다면 홍둘리는 벌어들이는 소득의 8배 가격으로 평가받는 셈이다. 이 8배를 주식 시장에서는 PER(주가수익비율)이라고 한다. PER은 기업이 벌어들이는 1년 동안의 순이익(지배주주 기준) 대비 기업의 값어치가 몇 배인지를 나타낸 지표다. 해당 기업의 현재 이익 수준도 중요하지만 향후 이익이 얼마큼 빠르게 늘어날지도 PER에 영향을 준다. 미래 이익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면 PER은 높아지고 반대라면 PER은 낮아진다. 홍둘리의 현재 연봉에 몇 배를 곱해야 적정 가치가 될지에 대한 고민이 바로 PER에 대한 고민이라고 보면 된다. KOSPI의 PER은 10배가 기준선이다. 지난 10년 동안의 평균이다. 1년간 벌어들일 이익의 10배 정도의 가격으로 주식 시장에서 거래된다는 의미다. 현재 KOSPI의 PER은 9.8배로 지난 10년간 중간값과 비슷하다. PER로 보나 PBR로 보나 현재 KOSPI는 사상 최고치 돌파에도 불구하고 적정한 가치를 인정받았을 뿐이다. 이러한 가치 평가 방법은 주식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이나 가진 자산에 근거한다. 이와는 달리 주식 시장 내 기업의 자체적인 역량이 아닌 주식 시장 전체를 다른 자산이나 지표와 비교하는 방법도 있다. GDP(국내총생산)나 수출금액, 또는 주택 시장이나 채권 시장과의 비교다. GDP를 통해 주식 시장의 가치를 가늠해보는 방법은 워런 버핏에 의해 유명해졌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주가의 적정 가치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물론 한국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사용하기 적정하진 않을 수 있으나 해당 국가의 경제력 대비 주식 시장의 규모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하기에는 괜찮은 지표다. GDP 대비 KOSPI 시가총액 비율은 지난 6월 말(시가총액은 6월 종가 기준, GDP는 작년 2/4분기부터 올해 1/4분기까지의 합) 기준 93.4%다. 2000년 이후 중간값인 78.1% 대비 15%p가량 높다. 사상 최고 수준인 97.3% 대비로는 4%p가량 남았다. 수출금액 대비 시가총액 비율도 비교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2000년 이후 추이는 GDP 대비 비율이나 수출금액 대비 비율이나 엇비슷하다. 수출 기준으로는 현재 255.7%로 사상 최고인 293.5% 대비 40%p 여유가 남은 상태다. 주택 시장과의 비교도 가능하다. 주택 가격은 한국 가계 자산 내 부동산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계가 가장 민감하게 체감하는 지표다. 이에 따라 주택과 주식 시장 간 비교는 개인 투자자에게 보다 직관적인 투자 전략을 세우게 하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행에서 국민대차대조표를 통해 주택 시가총액 자료를 해마다 발표한다. 2016년 기준 한국의 주택 시가총액은 3732조원이다. 1500조원 내외인 KOSPI 시가총액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주택 시가총액 대비 KOSPI 시가총액 비율은 현재 39.5%다. 사상 최고였던 지난 2010년 40.6%까지 1.1%p 남았다. 중간값인 35.2% 대비로는 높지만 과열이라고 보기에는 고점까지 여력이 남아있다. 채권 시장 대비 주식 시장의 매력도는 Yield Gap을 통해 계산할 수 있다. Yield Gap은 주식의 기대 수익률에서 채권금리를 차감한 수치다. 주식의 기대 수익률은 앞서 언급했던 PER의 역수를 사용한다. PER이 10배라면 1/10=10%의 개념이다. Yield Gap이 클수록 주식의 가격이 채권 대비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고 볼 수 있다. Yield Gap이 클 때 투자하면 성공확률이 높다. 물론 100%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Yield Gap은 변동성이 매우 큰 지표이고 때에 따라서는 발산하는 성격을 갖는다. 한 번 높아지기 시작한 Yield Gap이 계속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발산기에 주식에 잘못 투자하면 매우 오랜 기간 힘든 기간을 보내게 된다. 현재 KOSPI의 Yield Gap은 8.2%p다. 2007년 이후 중간값인 7.2%p 대비 1%p 높다. 금리 변동이 없다고 가정할 때 중간값인 7.2%p를 PER로 환산하면 10.9배다. 현재 9.8배 대비 1.1배 높다. 이익 변동이 없다고 가정할 때 KOSPI가 11%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러 지표를 통해 KOSPI의 현 가격 수준을 점검했다. 가치는 하나인데 어떤 자산 또는 지표로 계산하는지에 따라 KOSPI의 현재 수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PER이나 PBR처럼 주식 시장 투자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지표들을 보면 딱 적정 수준이다. GDP나 수출금액, 주택 시가총액 등에 비견해 보면 다소 비싸 보이나 사상 최고 수준을 돌파하진 않았기에 과열이라고 보긴 힘들다. 채권금리에 비교해 보면 현 이익 수준에서 KOSPI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다. 어떤 지표를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올해 KOSPI는 연초 이후 20%에 가까운 상승을 보였다. 자산이나 이익 수준에 비춰봤을 때는 적정 수준(과거 추이의 중간값) 또는 이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의 상승이었다. 지표에 따라서는 저평가가 아닌 고평가로 인식될 수도 있다. 어떤 지표를 통해 투자할지는 투자자들의 몫이다. 다만 여러 지표를 종합해 보면 KOSPI의 현 위치에 대해 보다 넓은 시야에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기에 여러 지표를 종합해 판단해보는 법도 유용하다. 투자 결정 여부는 투자자의 몫이지만 과열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조정 시에 주식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 3분기에 조정이 온다면(누군가는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 했지만…) 주식에 대한 러브 콜을 보내볼 필요가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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