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상장예정법인,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과 '코스닥 시장 점검을 위한 시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하락세인 국내 증시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시장이 과민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경기와 기업 실적 등 불확실성 요인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유관기관과 업계 전문가들과 만나 “최근 상황은 대외변수가 큰 영향을 주는 상황으로 국내기업의 실적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최고점’을 경신해온 코스피는 올해 3000선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됐지만, 지난 1월 이후 꾸준히 하락 추세다. 코스피는 지난 연말 기준 2467.49에서 지난 17일 2247.05로 8.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3.3% 내려갔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분쟁 등의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부각되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지수 하락을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 비추면 오히려 ‘저평가’ 돼고 있다고 봤다. 김용범 부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 등은 장기 평균수준보다 낮은 상황으로, 최근 주가는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하방압력이 선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대외적 리스크 요인도 분명 있지만,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뢰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이 당장 다음 분기, 내년에도 유지하거나 오를 수 있을지 시장의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단지 ‘가격이 싸니까 사라’는 건 투자자한테 통용되지 않는다”면서 “대외 자금이탈 우려가 있는 가운데에도 이에 대한 당국의 대책은 하나도 없었다. 시중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으로 무역분쟁 리스크가 미리 반영돼 조정이 된 측면도 일견 있다”면서도 “미국 기업은 실적 전망치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 국내 기업은 연초 이후 하락 중이고, 선행 지수(주가순자산비율·PBR)도 10년 내 최저치 수준이라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짚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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