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경조사 비용 지출 현황. 신한금융 <2019 보통사람금융생활 보고서> 제공
주 52시간 근무 상한제 시행 등으로 서울 직장인이 퇴근 전철에서 교통카드를 찍는 시간이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배달앱·편의점 등을 초저녁(오후 6~9시)에 이용하는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는 등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조금씩 확산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금융은 16일 서울 직장인들의 소비동향을 포함해 지난 1년간 일반 고객들의 금융생활 변화를 담은 ‘2019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펴냈다. ‘남들은 보통 어떻게 하나?’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지난 2017년부터 세번째 발간하는 보고서다. 은행 급여 이체 고객 94만명, 서울 직장인 카드 고객 100만명의 빅데이터를 추출하고, 전국 20~64살 경제생활자 1만명을 설문 조사해서 결과를 끌어냈다.
먼저 신한카드가 서울 직장인 100만명이 오후 5시 이후 전철 교통카드를 찍는 시간대를 추적한 결과, 오후 5~7시에 찍는 이들이 2017년 하반기 평균 46.9%였는데, 지난해 하반기엔 49.7%로 2.8%포인트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저녁 7시 이후 시간대는 53.1%에서 50.3%로 줄어들었다.
특정 공연장 200m 이내의 커피·외식 등 업종의 평일 이용건수는 눈에 띄게 늘어났다. 성동구 ㄱ공연장 주변은 평일(월~금요일) 이용건수가 평균 50% 안팎 늘어났다. 주말(토·일요일) 이용건수가 16~22% 늘어난 것에 견줘 증가속도가 훨씬 빠르다. 초저녁(오후 6~9시)에 편의점과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비금액은 그 이외 시간대에 견줘 훨씬 빠르게 증가했다. 편의점은 초저녁 시간대에 소비금액이 6.7%가 늘어나, 그 외 시간대(2.8%)보다 증가속도가 갑절 이상 빨랐다. 배달앱은 시장 자체가 폭발적 성장을 했는데, 초저녁 시간대는 소비금액 증가율이 73.9%로 그 외 시간대(69.4%)보다 더 높았다.
기혼 직장인의 가족 경조사 평균 지출금액을 살펴보면, 부모님 환갑·칠순엔 평균 48만원, 생신·명절엔 20만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 생일과 결혼기념일엔 15만원을, 크리스마스엔 10만원을 썼다. 월평균 자녀 용돈은 초등학교 저학년은 2만원, 초등 고학년은 3만원,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7만~10만원, 대학생은 28만원이었다. 형제·자매 결혼 축의금으론 62만원, 조카 돌잔치엔 18만원을 썼다. 직장인 60%는 동료의 경조사에 평균 5만원을 지출했다. 직장인 84%는 지난해 여름휴가를 갔고 27%는 외국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휴가비용은 외국여행이 180만원으로 국내여행 59만원보다 세 곱절 많았다. 승진 턱은 대리 19만원, 차·과장 25만원, 팀장·부장은 35만원, 임원은 58만원을 썼다.
기혼 가구의 금융생활 고민을 살펴보면, 57%는 평균 40.2살에 가구소득 급감을 경험했으며 이들의 56%는 이를 사전 대비하지 못했다. 소득 급감 이유는 퇴직·실직이 38%로 가장 많았고, 경기침체가 29%, 사업·투자 실패가 13%로 뒤를 이었다. 소득 급감 경험자는 재취업·부업 등으로 85%가 이전 소득을 회복했는데, 그 기간이 평균 3.7년 걸렸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