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17 22:12
수정 : 2019.12.18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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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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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52만주 매입 주체 ‘기타금융’
정체 놓고 “KCGI 아니냐” 추측 돌아
내년 3월 주주총회 앞둬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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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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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식을 하룻새 100억원 넘게 대량 매수하는 세력이 등장했다. 내년 3월로 예상되는 주주총회를 겨냥한 지분경쟁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17일 한국거래소의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보면, ‘기타금융’으로 분류되는 주체는 이날 한진칼 보통주 24만8159주(100억2100만원)를 사들였다. 기타금융은 전날(17만994주)에 이어 사흘 연속 순매수하며 이달 들어서만 52만2444주(211억원)를 매집했다. 이는 한진칼 보통주 총발행주식수의 0.88%에 해당한다. 기타금융이란 전문투자자 중 자산운용, 증권, 보험, 은행 등이 아닌 금융기관으로 창업투자회사, 벤처투자사 등을 가리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세력이 한진칼의 2대 주주(15.98%)인 케이씨지아이(KCGI)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케이씨지아이는 5개의 유한회사를 가지고 있으며 각각의 투자목적회사(SPC)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사들여왔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예전에도 ‘강성부펀드’의 한진칼 지분 증가분과 기타금융의 순매수 수량은 거의 일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케이씨지아이가 주식담보대출을 연장하는 등 자금압박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추가 매수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매수 주체가 강성부펀드인지 여부는 곧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케이씨지아이는 한진칼의 ‘주요 주주’여서 ‘10%룰’에 따라 보유주식에 단 1주라도 변동이 생기면 주식결제일로부터 5영업일 안에 공시해야 한다. 만약 지난 13일에 주식을 샀다면 오는 24일까지 공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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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법인’으로 분류되는 매수주체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기관투자자가 아닌 일반회사를 의미하는 기타법인은 최근 한달 새 130만1736주(2.2%)를 사들였다. 현재 한진칼의 4대 주주는 기타법인인 대호개발이다. 건설그룹 반도의 계열사인 이 회사는 지난 10월 특별관계자와 함께 한진칼 지분 5.06%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후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현재 6.28%를 보유 중이다. 지분경쟁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한 다른 법인들이 주식을 샀을 가능성도 있다.
외국인도 가세해 이달 들어서만 33만3823주(0.56%)를 사들였다. 미국의 델타항공(10%)은 한진칼 3대 주주다. 연기금도 한달 새 8만주 넘게 샀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조원태 회장(6.52%)과 조현아(6.49%), 조현민(6.47%), 이명희(5.31%) 등 특수관계인이 28.94%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내년 주총 안건에 오를 조원태 회장의 이사 연임 안에 대비해 각 세력이 지분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오는 26일까지 주식을 사야 한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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