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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6 19:46 수정 : 2019.12.27 02:10

서울 송파구 한 상가의 부동산 업소에서 한 시민이 시세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평균 11.4%로 2007년 이후 최악
소비행태 변화·내수 침체 복합 원인
사무실 공실률도 11.8%로 높아져

60대 이상, 노후소득용 투자 많아
전체대출 중 비중 18%로 증가세
경기악화땐 임대·임차인 동반부실

서울 송파구 한 상가의 부동산 업소에서 한 시민이 시세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올해 국내 상가 공실률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위축에 따른 자영업 부진과 온라인쇼핑으로의 급격한 쏠림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상가 공실률은 11.4%로 2007년(11.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공실률 급등 배경으론 내수 침체와 함께 소비 행태 변화가 꼽힌다. 소비의 중심이 온라인쇼핑으로 옮겨가면서 경기에 상관없이 오프라인 상가에 대한 임차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요인이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 수급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무실 공실률도 11.8%로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움직여 임대소득 수익률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퇴 뒤 돈을 빌려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고연령층 가계의 부실 우려가 제기된다. 2017년 이후 대출 규제 강화로 모든 연령층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60대 이상은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다. 이 연령층의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이후 연평균 0.5%포인트 상승해 현재 18.1%에 이른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60대에 본격 진입한 영향이 크다. 이들은 노후소득 확보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임대부동산에 투자했다. 부동산임대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 가운데 60대 이상 비중은 2013년 19.7%에서 2018년 27.4%로 높아졌다. 이들의 투자자금 중 절반 정도는 상업용 부동산으로 흘러간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를 보면 60대 이상 자산가의 보유 부동산 중 50%(2018년)는 상업용 부동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2014년 말 66조원에서 올해 6월 말 120조6천억원으로 증가했다. 2015~2018년 중 연평균 14.8% 늘어 전체 대출금 증가율(6.2%)을 크게 웃돌았다.

고령층은 소득에 견준 부채 수준이 높아 최근 건전성 저하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금융부채를 진 60대 이상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13%(70대 이상 252%)로 다른 연령층(164~190%)에 비해 높다. 또 비은행권 대출(53.6%)이 절반을 넘어 이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데다 일시상환 방식 비중이 40.4%(2018년)로 높아 단계적인 부채 축소가 쉽지 않다.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도 일시상환 비중이 86.9%로 매우 높고 3년 미만 단기대출이 절반 가까이 된다. 따라서 향후 경기 상황이 나빠지면 세입자는 임차료를 감당 못하고 임대인은 대출금을 연체하는 ‘동반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한은은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고연령층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최근 상승세로 돌아서고 취약 차주도 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은은 “고연령층의 소득여건 개선을 통해 채무상환 능력을 높이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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