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회의 개최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동원했던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고 회사채 등 기업 자금 조달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브리핑에서 “주식시장의 과도한 불안이 실물경제와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금융권이 공동 출자하는 증권시장안정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권이 공동으로 출자하는 채권시장안정펀드도 조성하겠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기여했던 채권시장안정펀드의 조성 경험과 운용의 묘를 살려 시장에 온기가 돌아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채권시장안정펀드의 규모에 대해 “2008년 10조원 규모보다 클 것”이라며 “내일(20일) 은행장들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기금 조성 방식과 규모, 집행계획 등은 다음주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된다.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에 나선 것은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몰려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는 최악의 상황을 막으려는 취지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는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회사채 수요 예측을 진행한 하나은행, 포스파워 등 우량 등급의 업체들이 잇따라 모집 금액을 채우지 못했다. 회사채 발행액도 3월1일부터 18일까지 3조65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나 줄었다. 지난 18일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와 국고채 3년물 금리 간 신용스프레드는 72.0bp(1bp=0.01%)로 약 8년 만에 최대 수준까지 벌어졌다.
증시안정기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증권협회와 증권선물거래소, 증권예탁결제원, 자산운용협회 등 4개 기관이 5150억원을 조성한 바 있다.
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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