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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한은 ‘돈 풀기’에도…단기자금시장 불안 여전

등록 2020-03-29 18:22수정 2020-03-30 02:32

기업어음 금리 2%대 돌파
발행업체 많은데 투자자 시큰둥
금융위, 산은·기은 통해 매입 추진
CP매입 기구까지 신설 방침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이 27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컨퍼런스콜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 제공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이 27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컨퍼런스콜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 제공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단기 운용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어음(CP) 시장이 정부와 한국은행의 잇따른 대책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기업어음(91일물) 금리는 지난 26일과 27일 각각 연 2.04%, 2.09%를 기록했다. 기업어음 금리가 2%대를 돌파한 것은 2015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기업어음 금리는 16일 1.53%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하루 뒤인 17일 1.36% 내려갔다가 다시 상승 반전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은이 26일 금융회사에 무제한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사실상 ‘한국판 양적 완화’를 발표한 이후에도 사정이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이는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대부분 기관의 현금 보유 욕구가 강해진 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의 자금 수요가 많은 월말·분기말이라는 시기적 특성과 증권사·정유사 등을 중심으로 기업어음을 발행하는 업체들이 많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기업어음을 사려는 투자자는 거의 없는데 비해 이를 발행하려는 업체들이 많아 수요공급이 균형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와 한은이 내놓은 시장안정 대책이 대부분 4월초에 시행된다는 점도 단기자금시장의 불안을 진정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증권사들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지 않은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증권사들은 최근 몇년간 해외 주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을 대거 발행했는데, 주가 폭락으로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에 몰려 있다. 자체 헤지를 하는 대형 증권사 5~6곳 중에는 1조원 안팎의 증거금을 추가 납부해야 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익명을 요청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발행한 기업어음이 시장에서 제대로 소화가 안 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지난 27일 열린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들로 하여금 30일부터 기업어음 등을 매입하도록 하는 방침을 내놨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4월2일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지만, 단기자금시장에는 먼저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얘기다. 금융위는 더 나아가 산은과 신용보증기금 공동으로 ‘CP 매입기구’를 신설해 일시적인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기업어음을 매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단기자금시장이 3월말의 고비는 일단 넘길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후 시장이 진정될지는 불확실하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단기자금시장의 경색이 실제 신용위험으로 번질지 여부는 4월초에 경색이 완화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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