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국민·신한, 올들어 1.5조대
코로나 피해 기업 착한투자 앞장
코로나 피해 기업 착한투자 앞장
올해 들어 주요 은행들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소셜본드(사회적 채권)를 잇따라 발행해 새로운 채권 발행 트렌드로 자리잡을지 주목을 끌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12일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소셜본드 1조원어치를 발행 완료했다고 밝혔다. 발행 금리는 8천억원(만기 2년)은 1.09%, 2천억원(만기 5년)은 1.39%다. 산은은 이번 조달 자금으로 코로라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고용안정에 기여하는 기업에 지원하는 등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달 3일 코로나19 금융지원 목적으로 4천억원(만기 1년) 규모의 소셜본드를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AAA은행채 평균 금리(1.22%) 대비 0.07%포인트 낮은 1.15%로 결정돼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국민은행은 전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3월10일 국내 기업 최초로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자금용도로 명시한 외화 소셜본드 5천만달러어치를 발행한 바 있다.
소셜본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의 한 유형이다. 이에스지 채권은 발행자가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환경, 사회적 사업, 지속가능성 증진 사업에 한정해 사용할 것을 확약하는 특수목적 채권을 통칭하는데, 사용처에 따라 그린본드, 소셜본드, 지속가능채권으로 나뉜다.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유리할 뿐만 아니라 환경·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관이라는 평판을 얻을 수 있어 외국에서는 관련 시장이 발달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에스지 채권 발행이 지금까지 주로 그린본드에 집중됐는데, 올해 코로나19를 계기로 소셜본드 발행이 활발해지고 있는 흐름이다. 다만, 아직 시장 형성 초기단계에 있는 만큼 조달금리 측면에서 이점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이에스지 채권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들이 있어 조달금리 측면에서도 유리한데 국내에서는 금리가 일반채권과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주로 이 채권을 산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에스지 채권시장 형성 초기에는 시장 촉진을 위한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제도가 중요하다”며 “국내 상황에 맞은 이에스지 채권 발행 기준과 투자 가이드라인 마련, 발행자에 대한 세금혜택과 같은 인센티브 제공, 연기금·보험사 등 장기 대형투자기관의 투자 촉진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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