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불황형 대출’ 고금리 지적에 금리 인하키로
생명보험사들이 대표적 불황형 대출로 분류되는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의 금리를 낮추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3일 “생보사들에 보험계약대출 금리 산정 체계의 개선 필요성을 설명했다”며 “생보사들 역시 개선 필요성을 공감하고 최근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서민경제를 지원하고자 대출금리 인하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을 해지하면 돌려받을 수 있는 해지 환급금을 담보로 일부를 대출받는 구조다. 이자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엔 보험 계약이 해지된다.
금리는 판매 보험 상품의 기준금리(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되는데, 가산금리 산정요소가 불투명한 데다가 과도하게 책정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생보사들은 가산금리 산정요소 중 ‘금리변동 위험’ 항목을 삭제하고 ‘예비유동자금 기회비용’을 축소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가산금리를 구성해온 ‘금리변동 위험’은 보험사 자산운용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험계약대출 이용자에게 부담시키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보험사가 보험계약대출 신청에 응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예비유동자금(대기성 자금)에 대한 기회비용도 과대 추정해선 안 된다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런 내용을 적용할 경우 생보사들의 보험계약대출 금리가 0.31~0.60%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말 기준 보험계약대출 금액을 기준으로 추정한 보험계약대출 이용자의 연간 이자절감액은 약 589억원 수준이다.
금감원이 지난해 종합검사를 실시한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은 지난 1일자로 이미 대출금리 산청체계를 개선했다. 한화생명은 보험계약대출의 가산금리를 기존 연 2.5%에서 1.99%로, 삼성생명은 연 2.3%에서 1.8%로 각각 인하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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