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은행들이 역대 최저수준으로 순이자마진이 내려온 가운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낮아졌지만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증가했고,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금융감독원은 13일 국내은행의 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 은행들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쳐 모두 24조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비와 관리비, 충당금을 뺀 영업이익은 모두 9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9000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악화로 채무불이행이 커질 것을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결과 영업이익이 줄었다. 올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3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1조3000억원 보다 2조원 정도 늘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 선진국 은행과 견주면 국내 은행의 충당금 적립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순이자마진(NIM)은 저금리로 인해 올해 2분기 1.42%로 역대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0.17%포인트 감소했다. 금감원은 순이자마진이 하락했지만 은행의 이자수익자산(평잔)이 지난해 상반기 2249조7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466조6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운용자산이 늘면서 수익 감소를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자금과 기업대출이 증가하면서 은행 대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비이자이익은 환율 변동성 확대로 인해 외환·파생상품관련 이익이 3000억원 늘어나는 등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다만 신탁 관련 이익은 디엘에프(DLF) 사태 이후 영업위축으로 2000억원이 감소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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