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이번 주부터 전문사모펀드 운용사 250여곳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사모펀드 전수조사를 본격화한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지난해 라임과 옵티머스 등의 환매연기 사태가 벌어지면서 부실 경영 지적이 불거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3일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검사반이 계획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사대상 운용사는 여러 각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사모펀드운용사 검사전담반은 제출 자료 등을 토대로 사전검사를 먼저 한 뒤 다음달부터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본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팝펀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자비스자산운용 등에 다음달 3∼7일 현장조사를 알리는 검사통지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등 판매사와 운용사 등은 이미 펀드 교차점검에 나서는 등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앞서 윤석헌 금감원장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금융사에 대한 종합검사는 8월말까지 연기하라고 지시한 바 있지만, 사모펀드 전수조사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 등 대규모 환매 연기 사태가 지난해부터 잇따라 발생하는 등 상황이 심각한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금감원은 사모펀드 관련 금융사고의 원인으로 역량이 미흡한 소규모 운용사들이 급증한 점, 운용사들이 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위험도가 높고 유동성이 낮은 자산을 편입해 스스로 유동성 리스크를 초래했다는 점 등을 들었다.
검사전담반은 금감원 뿐만 아니라 예금보험공사·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인력까지 더해 모두 4개팀 30여명으로 구성됐다. 김정태 한국거래소 파견실장이 단장이다. 전담반은 펀드 재무제표상 자산(사무관리회사 관리)과 실제 보관자산(수탁회사 관리)의 일치 여부, 운용 중인 자산과 투자제안서 내용과의 일치 여부, 운용재산의 실재 여부 등을 점검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문제가 확인되면 자본시장법에 따라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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