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 투자),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영향 등으로 급증하고 있는 가계대출이 잠재적 금융 위험 요소로 지목되자, 은행들이 금리 조정 등을 통해 대출 죄기에 나서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이미 소폭 올랐고, 고소득·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최저 1%대까지 내려갔던 신용대출 금리도 오를 전망이다.
16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확인한 결과, 은행들은 대출 우대금리 조정 등 자율적인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 가계대출 관리방안 등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각 은행별로 금리나 대출 한도, 대출 사후관리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지난 14일 시중은행, 카카오뱅크 임원들과 화상회의를 열어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목표 금액과 관리방안을 제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은행은 연초에 가계대출 목표 금액을 설정하는데 일부 은행의 대출액은 이미 이 규모를 넘어섰다.
우선 검토되고 있는 것은 우대금리 하향 조정으로 보인다. 우대금리(이자할인)는 은행들이 보통 급여 이체 여부나 계열 카드 이용실적, 청약통장 등 금융상품 가입 여부에 따라 주는데, 이 혜택은 은행에 따라 낮게는 0.6% 정도에서 높게는 1%에 이른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10일 기준)가 1.85%∼3.75%(대표상품 기준)여서, 은행들이 우대금리 폭을 줄이면 ‘1%대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미 한 은행의 경우 지난 1일 신용대출 우대금리 할인 폭을 0.2%포인트 줄였다. 이 은행 쪽은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시중은행은 주담대 금리도 소폭 올렸다.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8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달에 이어 내렸지만, 국민·농협 등 주요 은행들은 반대로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를 전달에 견줘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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