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연봉 2배 이상’ 신용대출 어려워진다

신한 하나 KB 주요 시중은행 한도 축소 나서
금감원, 고신용자 신용대출 한도 재검토 요청

은행들이 급증한 신용대출에 대한 자율관리에 들어가면서 신용도가 높은 전문직도 연봉 2배 이상을 신용대출로 받기 어려워졌다.

13일 주요 시중은행들에 확인한 결과, 은행들은 한가위 연휴를 전후해 전문직을 위한 대출 등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를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9일부터 일부 전문직군의 소득대비 신용대출 한도율을 300%에서 200%로 축소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변호사와 회계사 등 전체 전문직군에 대한 신한은행 신용대출 최고 한도가 200%로 하향조정된다. 다만 전문직 세부업종별로 2억∼3억원 수준인 신용대출 절대금액 한도는 그대로 유지한다.

다른 은행들도 신용대출을 조였다. 하나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하나원큐’의 대출 한도를 최대 2억2000만원에서 최대 1억5000만원으로 줄였다. 케이비(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4억원에서 2억원으로, ‘케이비직장인든든’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3억원에서 2억원으로 축소했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의 경우 소득 대비 비율이 아닌 신용대출 절대금액 한도를 낮춘 것이지만, 전문직 연봉이 평균 1억원 이상인 만큼 이들이 실질적으로 연봉 2배 이상의 신용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진 셈이다. 은행들은 그동안 고소득·고신용 전문직군에 소득의 2.7∼3배에 이르는 신용대출을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이전부터 법조인·의사 등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한도가 소득 대비 200%였고, 이를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신용대출이 급증하자 5대 시중은행, 카카오뱅크와 지난달 14일 영상회의를 열어 고신용자들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를 재검토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