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출(카드론) 이용자 가운데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빚을 낸 이른바 ‘다중채무자’가 매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카드론 이용자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258만3188명으로 나타났다. 다중채무자는 2015년 189만5074명, 2016년 198만845명, 2017년 244만7562명, 2018년 248만1806명 등 매해 증가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상반기 기준 146만27명으로 지난해 절반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카드론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2015년 13조1251억원 규모에서 올해 6월 18조9663억원으로 증가했다. 카드업체 관계자는 “카드론은 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고도 부족한 사람들이 찾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도 안되면 대부업자를 찾아야하는 등 벼랑 끝으로 몰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주식 투자 등을 위해 카드론을 빌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카드업계는 보고 있다.
카드론 다중채무자 확대는 신용카드사의 자산 건전성을 낮출 가능성이 커진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카드사 연체의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다중채무자가 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 바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재와 같이 시중 유동성이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준으로 풍부한 상황에서 연체가 발생한다는 것은 금융권에서 추가 대출이 불가할 정도로 해당 차주의 신용상황이 극도로 악화되었다는 의미다”고 했다.
전재수 의원은 “다중채무자 증가로 카드사의 수익은 증가하고 있지만, 그 비중이 상당한 만큼 부실 위험 또한 큰 상황이다. 다중채무자가 빚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재기 지원방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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