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장들에게 펀드 불완전판매 등으로 피해를 입은 금융소비자를 적극 구제하라고 당부했다. 은행들은 그동안 문제가 불거진 펀드에 대해 판매한 은행들이 보상 책임을 먼저 지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었다.
은행연합회는 26일 저녁 서울 마포에 있는 스타트업 지원공간이 프론트원에서 윤석헌 원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15개 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윤석헌 원장은 이 자리에서 “은행권의 펀드 불완전판매 등으로 실추된 신뢰를 조속히 회복할 필요가 있다”면서 “불완전판매 등으로 초래된 금융소비자 피해를 적극 구제하는 한편, 앞으로는 최근과 같은 사모펀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은행의 펀드 판매관행을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또 부실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이 대손충당금도 충분히 적립하라고 당부했다. 은행들은 올 3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내고 있어, 떨어진 주가를 올리기 위해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었다. 윤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은행권이 자금중개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손실흡수능력을 확고히 유지하면서 신성장 산업에 대한 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했다.
윤 원장은 기후리스크도 강조했다. 윤 원장은 “한국판 뉴딜의 한 축으로 그린 뉴딜을 추진중인데, 은행권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금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후리스크에 대해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등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은행권 점포축소에 대해서 “노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불편이 초래되지 않도록 노력해 줄 것”고 당부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이날 “은행 비예금상품 내부통제 모범규준을 제정해 시행하는 등 불완전판매를 사전에 예방하고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태영 회장은 “은행권이 오픈뱅킹 활성화, 마이데이터산업 진출 추진, 플랫폼 경쟁력 제고 등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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