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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금리·주가 동반상승? 여의치 않다

등록 2021-03-01 17:57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1.5%p, 3조달러, 24%’.

작년에 미국 중앙은행이 벌여놓은 일들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연준이 14일만에 금리를 1.5%p나 내렸다. 금융위기가 발생해 경제가 끝없이 추락할 때도 한 달간 금리를 1%p 이상 내린 적이 없었던 것과 비교된다.

질병에 대한 대응은 금리 인하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풀었는데 그 영향으로 석 달 사이에 연준이 가지고 있는 자산이 3조 달러 늘었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3조 달러 늘어나는데 5년 걸렸다. 대규모 유동성 공급 덕분에 작년 미국의 광의통화(M2) 증가율이 24%를 기록했다. 일반적인 경제 상황일 때 증가율 3~4%의 여섯 배에 해당한다. 그 결과 주식을 포함해 자산가격이 급등했다. 주가가 열 달 사이에 두 배가 됐고, 비트코인은 6배 넘게 올랐다. 원자재가격도 작년 저점 대비 74% 상승했다. 가격이 붙어있는 것치고 오르지 않은 게 없을 정도였다.

잘나가던 시장이 복병을 만났다. 금리 상승이 그것이다. 시장 예상과 다른 상황이 벌어진데다 상승 속도까지 빨라 주식시장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당초 많은 기관은 올해도 금리가 낮은 상태에 머물 거로 예상했었다. 전망과 정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건데 의외의 일이 발생했기 때문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금리 상승 속도도 대단히 빠르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3%를 넘었다. 연초 1%를 돌파했을 때 속도가 너무 빠른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한 달 반 사이에 35%가 더 오른 것이다. 영국은 더하다. 1월27일 0.27%였던 국채 10년물 금리가 0.7%가 됐다.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금리가 세 배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 금리도 1.9%를 넘어 2%를 바라보고 있다.

금리와 주가가 동시에 상승한 경우가 많아 금리 상승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가 있다. 그건 경기 회복으로 금리가 오르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경기회복의 긍정적 영향이 금리 상승을 압도해 주가와 금리가 동시에 오른 건데, 이번 금리 상승은 경기회복보다 물가와 국채 발행 확대 때문이어서 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09~2011년 상반기까지 미국의 시장금리는 3%대였다.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는 1250에서 2600이 됐다. 높은 금리와 상관없이 주가가 계속 오른 것이다.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금융위기 이전 미국의 시장금리는 4.5%였다. 기준금리도 5%를 넘었다. 오랜 시간 고금리 상태였기 때문에 금리가 3%로 올라도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지금은 상황이 반대다. 금융위기 이후 13년간 저금리가 계속돼 경제구조가 낮은 금리에 맞는 형태가 됐다. 그만큼 금리 상승을 견디는 힘이 약해진 건데 그 영향으로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주가가 요동칠 수밖에 없다. 저금리형 경제구조가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만큼 갑자기 바뀌긴 힘들다. 당분간 금리 상승 영향을 주가로 메워나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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