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이후 10년 넘게 가전제품 서비스센터에서 일해온 박용민씨의 별명은 ‘만능 수리공’이다. 옛날 기계부터 최신 제품까지 못 고치는 게 없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면서 아내와 세 아들로 화목한 가정을 꾸렸지만,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진 뒤 모든 게 달라졌다. 2년간 재활치료를 하는 동안 병원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나아지지 않는 살림에 몸과 마음은 지쳐갔다. 게다가 출장 수리를 위해 지인에게 구입한 2000년식 트럭은 고장이 잦아 지난해에만 400만원이 넘는 수리비가 나갔다. 그렇게 지쳐가던 중 반전의 계기가 찾아왔다. 지난해 말 ‘기프트카 시즌4’의 일곱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된 것이다.
기프트카 주인공으로 선정되면 현대 포터, 기아 봉고, 현대 스타렉스, 기아 레이 등 차량 중에 창업계획에 가장 적합한 차종을 지원받는다. 차량 등록에 필요한 세금과 보험료도 최대 250만원까지 현대차그룹이 부담한다. 또한 500만원 상당의 창업자금 및 마케팅 지원, 창업자금 저리 대출 등 창업을 위한 종합적인 프로그램도 제공받는다.
현대차그룹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기프트카 캠페인’(gift-car.kr)은 업종의 전문성을 살린 시도로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올해가 5회째인데, 2012년 30대, 지난해 50대의 기프트카가 각각 주인을 찾았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국내에서 사회적기업가 지원금 규모가 가장 큰 프로그램인 ‘H-온드림 오디션’(h-ondream.kr)을 2012년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다. 6월23일 제3회 대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이 행사는 사회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 아이디어가 있으나 자금 등의 문제로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 창업을 지원한다. 인큐베이팅 그룹과 디벨로핑 그룹으로 나누어 선발하는데, 인큐베이팅 그룹의 경우 최소 5000만원에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정몽구 재단은 사회책임경영을 위해 정몽구 회장이 2007년에 설립한 재단인데, 2011년 5000억원 상당의 현대글로비스 보유 주식을 재단에 추가 출연했다.
원낙연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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