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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헤리리뷰

공사보고서·하자보증증권으로 고객 신뢰 쌓아

등록 2014-06-26 16:39수정 2014-06-26 16:59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목표로 일하고 있다. 가운데(안전모 벗은 이)가 김희범 대표.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 제공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목표로 일하고 있다. 가운데(안전모 벗은 이)가 김희범 대표.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 제공
[헤리 리뷰] 케이스 파일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안전과 신뢰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협동조합이다. 이 업체는 이름 그대로, 건물의 공기 및 열 관리 설비, 방수·방열 시스템 등을 유지·보수하는 일을 한다. 유지·보수 업계는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공사 표준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고, 공사 때 정품·정량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투명한 견적서와 제안서를 작성하고, 정품·정량 시공을 하는 것을 핵심적인 경영 전략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이 업체는 총액만 덜렁 적은 견적서가 아니라 항목별 비용을 꼼꼼히 담은 ‘공사 제안서’를 고객에게 제안한다. 공사가 끝나면 계약대로 시공을 했는지를 동영상 등으로 기록한 ‘공사 보고서’를 제출하고, 하자를 책임보증하는 ‘하자보증 증권’도 발행한다. 하자보증은 보험의 형태여서 자칫 회사가 망하더라도 제3의 업체가 하자보수를 해줘야 한다.

현장 직원에게 자율권 주는 수평조직

이런 사업 방식은 협동조합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희범 대표는 “내가 만약 일반 회사의 오너였다면 직원들한테 일을 더 시키고 최대한 적게 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했을 거예요. 그러나 9명의 조합원이 함께 경영을 의논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런 욕심이 조절됩니다. 무리수를 두어 사업을 하다 보면 분명 사고가 발생해요.” 그는 업계의 공사비 부풀리기 관행이 여전하다며 “원칙대로 공사하면 이익이 다소 줄긴 하겠지만 손해를 볼 정도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세월호 참사’를 하인리히의 법칙에 빗대어 말한다. 하인리히 법칙이란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직적인 위계질서가 확고한 조직에서 윗사람이 무서우면 보고를 안 하고 축소·왜곡하거나 감추는 경우가 많죠. 보고를 하면 불호령이 떨어지고 불이익을 당하게 되니까요. 이런 상황에선 안전 매뉴얼도 유명무실하죠. 그러나 협동조합은 현장에 있는 직원들이 주된 권한과 자율성을 갖습니다. 안전 위험을 보고했다고 책망을 당하는 수직적인 구조가 아니죠. 현장에 있는 직원들이 스스로 문제 상황을 드러내고 해결책을 찾죠. 자율과 권한이 책임감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다시 기업의 자산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는 건설 공사의 관행인 ‘최저가 낙찰제’가 부실을 키우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공사에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무리를 해서 가격을 낮추어 입찰을 합니다. 만약 수주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원가를 낮추어야 조금이라도 이익이 커지겠죠. 구조적으로 부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제도라고 봅니다.”

의사 결정까진 길지만 문제 예방 장점

“협동조합 경영은 의사결정이 늦다고 하지만 나는 장점이라고 믿습니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모든 문제를 캐치할 수는 없죠. 조합원들이 각각 다른 눈으로 문제를 바라보면 모든 가능한 문제를 검토할 수 있어요. 모든 사람이 의사 결정에 참여했기 때문에 일단 방향이 결정되면 추진력이 강합니다.” 유지보수협동조합이 민주적·자율적 운영을 중요하게 여기는 까닭이다.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 김희범 대표는 오는 7월10일 서울역 상상캔버스에서 열리는 ‘사회적기업가포럼’에서 만날 수 있다.

조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gobo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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