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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닷컴버블 가능성 없지만, 옥석가리기 본격화”

등록 2022-08-11 07:00수정 2022-08-11 09:38

경기침체 ‘혹한기’ 맞는 스타트업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스타트업들 사업 목표 뚜렷
많은 충성고객 보유 큰 자산
어려운 때일수록 인재 지켜야
위기 버티면 더 성장할 기회 돼”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렸던 스타트업들의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할 겁니다”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창업보육센터 ‘마루360’에서 만난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하반기 국내 스타트업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한파가 더 거세질 것”으로 내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위기를 잘 버티면 다시 투자금이 모이고,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도 함께 내비쳤다.

최 센터장은 스타트업 위기를 말할 때는 기업공개(IPO)를 앞둔 대형 유니콘 기업, 성장 중인 중형 기업, 창업 초기 단계의 작은 기업으로 나눠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켓컬리와 쏘카처럼 규모가 커진 각 분야 대표 스타트업들은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지만, 주식시장이 안 좋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기업 규모를 고려해 몇천억원 단위 투자를 받기 위해선 조 단위 펀드가 조성돼야 하는데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유니콘들의 위기를 모든 스타트업들에 적용하는 건 무리일 수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발표한 투자 동향 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2천억원 이상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유니콘 스타트업은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2350억원) 한 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4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줄어든 수치다. 반면 2022년 상반기 총 투자금액 7조873억원 중 창업 초기 단계 기업(3년)에 대한 투자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4%포인트 늘어난 약 28% 수준으로 유지되는 등 초기 단계 기업들의 시드 투자금은 계속 유입되고 있다. 최 센터장은 “정부 정책 자금 등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 환경은 안정적이다. 모두가 창업을 머뭇거리는 지금이 오히려 창업 적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티(IT) 스타트업들의 본사가 모여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경기도 제공
아이티(IT) 스타트업들의 본사가 모여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경기도 제공

지금 상황을 ‘스타트업 혹한기’로 간주하며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에 비유하는 시각에 대해 그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최 센터장은 “닷컴버블 수준으로 악화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잘라 말했다. “닷컴버블을 돌이켜보면 많은 벤처들이 인터넷 시대에 어떤 사업을 해야 할 지 목표가 분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스타트업들은 각자 사업 영역에서 많은 충성고객을 보유하면서 일정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성장기엔 적자가 날 수밖에 없지만, 사용자 데이터 같은 무형의 자산도 축적했다. 정보화 시대의 고객 데이터는 또다른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핵심 자산이다.”

최 센터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스타트업들이 체력을 키우고 인재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선 지금의 어려움보다 이 시기가 얼마나 오래갈지 몰라 더 두려워한다. 스타트업들은 이미 수익을 내면서 비용을 줄이는, 버티기 전략에 들어간 상황이다.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날 때마다 인재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난해 플랫폼 기업들의 인재 확보 경쟁을 생각해봐라. 하락장이 지나면 다시 투자금이 들어올텐데, 한번 떠난 인재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성장기를 함께 했던 인재들을 지키기 위해 어려운 시기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

그는 ‘국가대표급 스타트업’들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갈등 조정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쿠팡과 배달의민족 같이 새 기술 환경을 대표하는 대형 스타트업들이 계속 탄생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플랫폼 기업의 혁신은 기존 대기업들의 이해관계와 규제 틀과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갈등 상황에선 정부의 조정 역할이 더 중요하다. 스타트업들이 국내를 넘어 국외로 진출하는 발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화 시대에 맞는 성장 방정식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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