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 가입자에 부가서비스 개방 ‘오픈 플랫폼’ 활짝
SKT ‘호핀 서비스’ 시작
LGU+도 날씨정보 앱 선봬
탈통신행보 불꽃경쟁 예고
SKT ‘호핀 서비스’ 시작
LGU+도 날씨정보 앱 선봬
탈통신행보 불꽃경쟁 예고
에스케이텔레콤(SKT)은 25일 스마트폰에서 보던 영화와 드라마 등을 텔레비전이나 개인용컴퓨터에서 이어 볼 수 있도록 하는 ‘호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케이티(KT)와 엘지유플러스(LGU+) 가입자들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해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최신 영화는 한편당 2500~3500원, 일반 영화는 1000~2000원, 드라마는 500~700원의 정보이용료가 발생한다. 에스케이텔레콤 쪽에서 보자면, 그만큼 추가 수익이 생기는 셈이다.
이동통신 업체들 사이에 마치 ‘남의 집 안마당에 좌판을 벌이는’ 형태의 신규 사업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경쟁업체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광고를 하거나 부가서비스를 제공해 추가 매출을 올리는 식이다.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데다 업체별 가입자 점유율이 사실상 고착화된 터라 가입자를 끌어와 통화료 수익을 올리는 기존 사업 모델이 한계에 부닥친 데 따른 현상이다.
엘지유플러스도 이날 일본의 기상정보 전문업체인 웨더뉴스와 공동으로 스마트폰 사용 고객들에게 날씨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케이티와 에스케이텔레콤 가입자들한테도 서비스를 개방했다. 전국의 엘지유플러스 대리점 60곳의 건물 밖에 ‘웨더볼’이란 날씨정보 채집 로봇을 단 뒤, 로봇이 실시간으로 모아 보내는 데이터를 날씨정보로 가공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엘지유플러스는 이 서비스 화면에 날씨 관련 용품 등의 광고를 함께 실어 보내고, 구름의 이동 경로까지 포함된 프리미엄 정보에 대해서는 월 1000원씩의 정보이용료도 받는다.
이런 현상은 모두 이동통신 업체들이 경쟁업체 가입자들에게 부가서비스를 개방하는 ‘오픈 플랫폼’ 전략의 대표적 사례다. 이 전략을 택할 경우 이동통신 이용자 전체로 영업 대상을 넓힐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엘지유플러스 가입자는 900만명에 지나지 않지만, 오픈 플랫폼 전략을 쓸 경우 영업 대상이 5000여만명으로 넓어진다. 김상수 엘지유플러스 부장은 “탈통신 전략과 딱 맞아떨어진다”며 “오픈 플랫폼 서비스를 계속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은 플랫폼 사업 기회가 생기는 것도 장점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호핀을 영화·드라마 콘텐츠 전문 플랫폼으로 키울 계획으로, 이미 미국의 월트디즈니 등 세계 6대 대형 영화사와 콘텐츠 공급 계약까지 맺었다.
이동통신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부가서비스나 콘텐츠를 쫓아 사업자를 바꾸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는 점도 매력적이다. 실제로 에스케이텔레콤이 지난해 빠른 길을 찾아주는 ‘네이트 드라이브’를 개방함에 따라, 케이티와 엘지유플러스 가입자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에스케이텔레콤으로 옮길 필요가 없어졌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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