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 중심가 제와히르 쇼핑몰 2층에 위치한 테크노사 매장을 찾은 손님이 매장 중앙에 진열돼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 텔레비전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스탄불 대형쇼핑몰 가보니
전자제품 유통업체 매장은 국내업체 대리점 같아
삼성 매출 두배 늘어…“애플과 달리 터키 홀대않아”
전자제품 유통업체 매장은 국내업체 대리점 같아
삼성 매출 두배 늘어…“애플과 달리 터키 홀대않아”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터키 이스탄불 중심가엔 유럽에서 두번째로 큰 제와히르 쇼핑몰이 있다. 지난 5일 오후(현지시각) 이 쇼핑몰 2층에 있는 테크노사 직영매장을 찾았다. 테크노사는 터키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이다. 매장은 삼성전자 대리점을 방불케 했다. 삼성전자 스마트 텔레비전, 갤럭시에스(S)2, 버블에코 세탁기 홍보 깃발이 입구부터 요란했고, 매장 중앙에선 삼성 텔레비전 30여대가 ‘소녀시대’ 공연을 보여줬다.
삼성전자 안쪽으론 엘지전자 제품이 진열돼 있다. 일본과 유럽 쪽 가전업체들은 뒤로 밀려나 있다. 메흐메트 나네 테크노사 사장은 “매출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잘 나가니 대접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는 신제품을 발빠르게 내놓고, 미국 출시 뒤 8개월이 지나서야 제품을 주는 애플과 달리 신제품 공급 시기와 물량에서 터키를 홀대하지 않아 유통점과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 터키법인은 설립 첫해인 지난해 8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 매출도 15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티브이·노트북·프린터는 점유율 1위에 올랐고, 스마트폰도 애플을 따돌리고 노키아에 이어 2위이다. 홍성룡 삼성전자 터키법인장은 “테크노사와 손잡고 프리미엄 브랜드 및 현지화 전략을 편 게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테크노사가 주요 도시 250여곳에 운영중인 대형 매장 가운데 100여곳이 삼성전자 직영매장처럼 꾸며져 있다”고 전했다.
엘지전자 발광다이오드(LED) 텔레비전도 잘 나간다. 지난해 2분기 13.3%이던 점유율이 올 2분기에는 24.07%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것보다 평판이 좋았으나, 삼성전자가 터키판매법인을 설립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하면서 밀렸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터키 시장 선점을 위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신제품을 터키에 우선 공급하고, 터키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맞춘 제품까지 내놓고 있다. 냉동실을 냉장실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터키 주택 구조에 맞춰 크기를 줄인 ‘카이라’ 냉장고를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생활가전 쪽에선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모두 현지 가전업체들에 밀리고 있다.
터키는 인구 7400여만명 가운데 50%가 29살 미만이고, 35.6%가 16살 이하인, 젊은 나라다. 자연히 스마트폰과 스마트 티브이 같은 디지털 신제품이 잘 먹힌다. 터키를 발판으로 지중해와 흑해 주변의 옛 오스만국 지역 나라들로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곳이다. 홍 법인장은 “터키 전자제품 시장은 올해 104억달러에서 2015년 15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첨단 제품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잡아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는 전략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탄불/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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