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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애플, 특허소송 속내는 결국 로열티 낮추기?

등록 2011-09-28 20:37수정 2011-09-28 22:51

“삼성이 기술사용료 칩셋가격 2.4% 과도한 요구”
네덜란드 법원서 공개…협상 비밀준수 약속 깨
싸움 계속땐 양쪽 다 손해…협상 급물살 전망도
삼성전자와 애플 사이의 특허침해 소송전이 엎치락뒤치락 양상을 띠고 있다. 먼저 소송을 건 애플이 기술사용료를 놓고 삼성과 벌이던 협상 내용을 법정에서 느닷없이 공개하고 나선 게 전세를 역전시키는 자충수가 됐다. 독일과 네덜란드 법원으로부터 갤럭시에스(S)2와 갤럭시탭 판매금지 결정을 이끌어냈던 애플의 공세가 오히려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다. 이 과정에서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소송에 나선 배경 등 그동안 숨겨졌던 사실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애플은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에서 삼성과 공방을 벌이던 도중 “삼성이 3세대 이동통신 칩 가격의 2.4%를 기술사용료로 요구했다”며 “너무 과도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삼성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낸 배경이 삼성이 요구한 기술사용료 수준을 맞추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점을 애플 스스로 밝힌 꼴이다.

삼성전자도 그동안 애플이 기술사용료와 부품값 인하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특허침해 소송과 부품 공급선 다변화 전략을 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다만, 거래 당사자와의 비밀 준수 의무 때문에 이를 드러내놓고 언급하지 못했다. 이날 법정에서 삼성 변호인은 즉각 “애플이 비밀 준수 계약을 어겼다”고 반발했다. 애플이 기술사용료 협상 내용을 일반인이 방청하는 법정에서 공개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도 “상도의를 저버린 행위”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의도했건 아니건 간에 애플이 기술사용료 협상 내용을 공개함에 따라 삼성과의 특허침해 소송에서 불리한 처지로 몰리게 됐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애플은 삼성의 기술을 사용료 협상도 없이 사용해온 사실을 먼저 인정한 꼴이 됐다. 애플은 “삼성은 (3세대 이동통신과 관련된) 필수적인 특허 때문에 ‘불가항력적인 힘’을 갖고 있다”고 밝혀, 삼성의 통신 특허를 피해갈 수 없다는 점을 자인하기까지 했다. 업계 전문가는 “애플 쪽 변호인이 삼성의 높은 기술사용료 요구를 독점 문제로 끌어가려다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기다렸다는 듯이 강공을 펼치고 나섰다. 삼성 관계자는 28일 “기술사용료 협상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애플의 행태는 삼성을 해코지한 것”이라며 “애플이 궁지에 몰렸다는 것을 자인한 꼴”이라고 애플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곧 출시 예정인 아이폰5에도 해당 기술이 탑재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애플이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삼성을 상대로 한 것처럼, 삼성도 아이폰5 출시에 맞춰 판매 및 마케팅 금지 가처분 신청 카드를 꺼내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도 지난 25일 엘티이(LTE) 방식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갤럭시에스2 신제품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아이폰5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법무팀이 따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법무팀이 아이폰5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준비중이라는 사실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허침해 소송을 마무리짓기 위한 두 업체의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도 커지고 있다. 애플은 삼성의 통신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사실상 인정한 꼴이 됐고, 삼성 역시 세계경기가 가라앉는 와중에 아이폰5를 판매금지시켜봤자 얻을 게 없다는 판단을 내릴 것이라는 게 근거다. 업계 전문가는 “특허 상호 사용 계약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며 “문제는 양쪽 모두 실리를 나누면서 발을 뺄 명분”이라고 지적했다.

양쪽 모두 더 큰 상처 없이 특허침해 소송전에서 발을 빼기 위해선 헤이그법원의 판결(10월14일)과 아이폰5 출시일 가운데 빠른 날 이전에 합의를 해야 하는데, 애플이 결단을 할지 주목된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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