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과다월급·공금유용’ 지적 불구 이사회 연임 의결
업계 “하금열 대통령실장 등 정권 인사들과 각별한 사이”
업계 “하금열 대통령실장 등 정권 인사들과 각별한 사이”
*코디마 :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아이피티브이(IPTV·인터넷 통해 송출되는 텔레비전) 부흥을 내걸고 2008년 출범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코디마)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위원장에게 지급되는 과다한 급여와 협회비 유용, 연임로비 의혹 등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직후 보란듯이 현 김원호 협회장 유임이 결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 운영 난맥상 지적 이튿날 협회장 연임 결정 코디마는 지난 17일 통신 3사와 공중파 3사 등 대표자들로 구성된 이사회를 열고, 오는 24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 협회장의 임기를 2년 연장하기로 의결했다. 협회장 연임 안은 방송콘텐츠제공자(PP)와 가전사 등 30여개 일반 회원사가 참여하는 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서면으로 총회를 열 예정이어서 연임은 기정사실화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코디마 운영을 둘러싼 난맥상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전병헌 의원(민주통합당)은 협회장(월급 1800만원·업무추진비 560만원)과 사무총장(월급 1108만원·업무추진비 280만원) 급여가 방통위 산하기관장 급여의 2배 수준이라며 “국민이 낸 통신비가 협회장 예우에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협회 운영비 3억8000만원이 협회장 연임 로비에 쓰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어지는 진상규명 요구에 이계철 방통위원장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국감 이튿날인 10일 코디마는 협회사들에 공문을 보내 일주일 뒤인 17일 협회장 선임 등을 다룰 이사회 개최를 통보했다. 또 협회장 급여와 회계에 관한 사항을 외부에 알린 내부 제보자 색출과 함께 재발방지를 위해 사무실에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설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헌 의원은 “김 협회장은 협회비로 100만원대 고급 핸드백을 구입해 결혼 선물로 사용했다가 문제가 돼 반납하기도 했다”며 “제보자 색출은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에 해당해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 회원사들도 ‘부글’…“태생 자체가 문제” 김인규(현 한국방송 사장) 초대 협회장에 이어 2010년 2월 협회장에 취임한 김원호 협회장은 옛 쌍용그룹 계열 동양통신 출신으로 연합뉴스 정치부에서 주로 근무해왔다. 아이피티브이나 방송통신 융합과 관련이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회원사의 관계자는 “김 협회장이 하금열 대통령실 실장, 홍성규 방통위원, 이석채 케이티(KT) 회장 등과 각별한 사이인 것은 업계에서는 다 알려진 사실”이라며 “김 협회장 스스로 강력하게 연임 의사를 밝히자 이사(회원사 대표)들이 다른 얘기를 꺼내기 어려웠다고 한다”고 전했다. 코디마는 통신 3사 등이 내는 연간 20억여원의 회비로 운영되는 민간단체지만, ‘윗선’의 분위기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코디마는 2008년 10월 설립 당시에는, 청와대 방송정보통신비서관실 박노익 행정관(현 방통위 기획재정담당관)이 통신 3사 임원들을 불러 250억원의 기금을 출연하도록 요구한 사실이 <한겨레>에 보도돼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회원사의 한 관계자는 “(정권에서) 김인규씨를 한국방송 사장으로 보내야 하는데 정연주 전 사장이 버티자 잠시 머물 곳으로 만들어준 게 바로 코디마” 라며 “당시에는 존재감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런 하는 일이 없어 내부적으로도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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