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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지하철은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 창고”

등록 2012-10-28 20:07

엘지(LG)전자 주력 스마트폰 ‘옵티머스G’의 판매 호조 배경에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연구소 UI(사용자 환경)실의 노고가 깔려 있다. 50여명으로 이뤄진 UI실 1팀 소속인 윤정혁 팀장(수석연구원), 손주희 책임연구원, 정혜미 선임연구원, 박진우 선임연구원(왼쪽부터).   엘지전자 제공
엘지(LG)전자 주력 스마트폰 ‘옵티머스G’의 판매 호조 배경에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연구소 UI(사용자 환경)실의 노고가 깔려 있다. 50여명으로 이뤄진 UI실 1팀 소속인 윤정혁 팀장(수석연구원), 손주희 책임연구원, 정혜미 선임연구원, 박진우 선임연구원(왼쪽부터). 엘지전자 제공
LG 옵티머스G 개발자들
출퇴근길 스마트폰 사용자보며
자연스럽고 실용적인 UX 개발
여행갔다 들은 사용후기도 보고
소비자 피부 와닿는 기능 개발로
LG 스마트폰 올해 판매 상승세

엘지(LG)전자 스마트폰이 3분기 700만대 팔리면서 노키아를 제쳤다. 수천만대 판매고를 올린 삼성·애플에 견주기는 어렵지만 스마트폰 부진에 시달려온 엘지에 의미가 작지 않다. 엘지 쪽 전망대로 내년 2분기 1000만대를 넘기면 상승 탄력은 삼성·애플과 ‘한 판 붙을 만큼’은 될 터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회장님폰’이라 불리는 옵티머스G가 있다. 엘지 계열사의 역량을 총집결시켰다는 점에서 ‘하드웨어’가 강조되지만,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피부에 와닿는 건 뛰어난 ‘사용자 경험’(UX)이다. ‘큐슬라이드’, ‘듀얼 플레이’ 등 엘지 스마트폰의 UX는 특히 ‘실용’에 초점을 맞춰 호응이 높다. 옵티머스G의 UX를 만든 엘지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연구소의 UI(사용자 환경)실 1팀원들을 최근 만나봤다. 50여명의 팀원 가운데 윤정혁 팀장(수석연구원), 손주희 책임연구원, 정혜미 선임연구원, 박진우 선임연구원이 인터뷰에 응했다.

“휴대전화를 판다는 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거죠. 사용자들은 새로운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고요.” 윤 팀장은 휴대폰은 “기계보다는 옆에 있는 친구”라고 정의했다. 그만큼 친숙하고 실생활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심리스’(seamless)라는 표현을 반복했다.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이어져야 한다는 뜻으로, 휴대전화 기능도 여러가지를 사용할 때 끊어짐 없이 편리하게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옵티머스G가 특히 내세우는 ‘큐슬라이드’ 기능이 그렇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다가 메시지를 확인하려면 게임을 중단해야 했는데, 이런 불편함을 해소한 기능이다. “멀티태스킹 기능이 타사 제품에 있긴 했어요. 하지만 카톡하면서 영화를 보면 키패드가 화면을 반이나 가리거든요. 불편한 거죠. 그래서 투명도를 활용해서 겹치게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박 선임은 “기술은 어차피 비슷하게 발전하기 때문에 사용자를 편하게 해주는 유엑스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텔레비전과 연결해 서로 다른 앱을 돌릴 수 있는 ‘듀얼 플레이’도 개인 기기인 스마트폰을 큰 화면을 통해 공유하면서도 사적 영역을 유지할 수 있게끔 하자는 데서 착안했다. “이 기능으로 회사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면서도 메시지 같은 것은 보여주지 않을 수 있죠. 집에서는 애들한테 뽀로로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요.” 어떤 화면이든 확대되는 ‘라이브줌’, ‘스크린줌’ 등은 기존 두손가락을 활용한 화면확대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 사용자들이 느끼게 되는 ‘배신감’을 풀어주려는 목적으로 적용했다.

아이디어는 연구소가 아닌 사람들 속에서 나온다. 윤 팀장은 ‘지하철’을 중요한 아이디어 창고로 꼽았다.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스마트폰 들고 있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합니다. 여러 기능을 분주하게 열고 닫고 오가는 경우가 많죠. 동시에 할 수 있으면 편할 텐데요. 거기서 큐슬라이드가 탄생했습니다.” 시끄러운 지하철에서 전화 벨소리를 못 듣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주변 소음에 따라 벨소리가 조정되는 ‘와이즈 벨소리’나, 잠에서 깨자마자 주로 사용하는 앱으로 자동 전환해주는 ‘알람 앱’ 등도 생활 속에서 개발됐다.

이렇다 보니 연구원들은 늘 아이디어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얼마 전 패키지 해외여행을 갔는데 우연히도 저 빼고는 모두 어르신들이었죠. 그래서 그동안 휴대전화기 쓰면서 어려운 점이 뭐 있는지, 필요한 게 뭐 있는지 물어보고 파트장님한테 문자도 보내고 그런 적도 있어요.” 정 선임은 “일상이 늘 이렇다”면서 웃었다.

“기술과 사용자 사이의 갭을 없애주는 일”이다 보니 “아날로그적 감성”이 중요하다고 한다. 유아이실 구성원이 6대4 비율로 여성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회식 때는 음주가무도 타부서 못지 않게 이뤄지지만, 디자인이나 가구 전시회장 등에 들러 머리도 식히고 아이디어를 내는 데 도움을 얻기도 한다. 때에 따라 대단히 뛰어난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기술이 따라오지 못해 기능으로 구현되지 못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옵티머스G에 들어가지 못한 기능 몇가지만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손 책임은 “절대 얘기해줄 수 없다”며 폭소를 터뜨렸다. “죽었던 아이디어들도 기술이 나와서 구현될 수 있는 것도 있어요. 경쟁사에서 보면 어떻게 해요?”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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