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쪽 “아직 확정되지 않아”
일각 “보조금 편법 확대” 지적
일각 “보조금 편법 확대” 지적
엘지유플러스(LGU+)와 케이티(KT)가 팬택 엘티이(LTE) 스마트폰 ‘베가 시크릿업’(모델명 IM-A900L)의 출고가를 대폭 낮췄다. 이동통신사들의 영업정지로 시장이 냉각된데다 삼성전자 ‘갤럭시S5’가 86만원에 출시돼 잘 나가지 않자 출고가 인하로 ‘재고떨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엘지유플러스와 케이티는 팬택과 협의해 베가 시크릿업 모델의 출고가를 95만4800원에서 59만9500원으로 37%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엘지유플러스는 “팬택 스마트폰 판매를 활성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구매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다. 경쟁업체들도 영업재개에 맞춰 출고가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팬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팬택 관계자는 “이미 공급한 물량에 대해서는 기존 출고가로 대금을 받은 상태라, 이통사가 보유 물량을 내린 출고가로 소비자에게 건네면 인하 폭 만큼을 ‘재고보상금’으로 되돌려줘야 하는데, 팬택은 돈이 없다. 이를 어떻게 할 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케이티는 아이폰 최신모델의 출고가를 20% 정도 인하하는 방안도 애플 쪽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티 관계자는 “재고량에 따라 출고가 인하 협상이야 언제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도 기존 스마트폰 모델의 재고떨이 차원에서 출고가 인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큰 손’ 고객인 에스케이텔레콤의 눈치를 살피느라 내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의 영업정지 상황에서 출고가를 내리면 엘지유플러스를 도왔다는 소리를 들을까 걱정한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를 놓고 ‘단말기 보조금 편법 확대’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는 눈들이 많아 불법 보조금 지급이 어렵게 되자, 이미 받은 물량에 대한 출고가 인하 전략을 쓰는 것 같다. 재고보상금이 제대로 반환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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