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 ‘톡’
어제 아침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데, 50대 초쯤 돼 보이는 두 사람이 갑자기 언성을 높였습니다. 카카오의 ‘카카오톡’ 서비스가 무료냐, 아니냐를 놓고 말씨름을 하더군요. 둘의 말씨름은 한 쪽이 “왜 카톡을 이용하지 않느냐”고 물으면서 시작됐습니다. 상대가 “꼭 전할 게 있으면 문자로 하거나 통화를 하면 되지”라고 맞받아치자, “문자로 하면 돈이 들지 않느냐”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상대가 “카톡이 어째서 무료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높아진 언성에 주위의 시선이 몰리면서 둘의 언쟁은 끝이 났습니다.
정말로 문자(SMS)는 유료이고, 카톡은 무료일까요? 문자가 유료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이동통신 이용약관을 보면, 문자메시지 요금은 건당 20원(표준요금 기준)입니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월 정액 요금에 가입하면 문자메시지 몇백 건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고 있어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월 정액 요금에 문자메시지 요금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럼 카톡은 무료일까요?. 카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와 이동통신 사업자 쪽에서 보면 무료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이용료를 따로 받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용자 쪽에서 보면, 다른 비용을 문다는 점에서 결코 공짜가 아닙니다. 문자는 이동통신망 가운데 음성통화용의 신호 채널을 타기 때문에 통화료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카톡은 데이터통신용을 타, 데이터 통화료가 발생합니다. 물론 와이파이(무선랜)를 이용할 때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카톡을 이용할 때 데이터 통화료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이동통신 사업자들한테 물어봤습니다. 40자 기준으로 5원 정도랍니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월 정액요금에 가입하면 충분한 양의 데이터통화를 기본 제공하기 때문에 사실상 공짜라고 주장하지만, 월 정액요금에 데이터통화료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사실이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이용자 쪽에서 문자와 카톡을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돈이 드냐’의 차이가 있을 뿐, 비용을 부담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지하철에서 말씨름을 한 두 사람 가운데 한 명은 피처폰을 쓰고 있어, 카톡을 쓸 수 없는 처지였습니다. 카톡을 쓰려면 휴대전화를 스마트폰으로 바꿔야 하기에 ‘골’을 부린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무턱대고 “왜 카톡 안 써?”라고 하는 것은 상대를 당황하게 하는 큰 실례가 될 수 있습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카카오톡의 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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