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유플러스와 케이티(KT)가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알뜰폰 시장에서도 이동통신 3사의 경쟁 구도가 재현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광화문우체국을 찾은 한 시민이 알뜰폰 가입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KT·LGU+도 계열사 통해 영업나서
시장진출 반대해온 알뜰폰 사업자들
“3사 경쟁체제로 재편될 것” 우려
시장진출 반대해온 알뜰폰 사업자들
“3사 경쟁체제로 재편될 것” 우려
에스케이텔레콤(SKT)에 이어 케이티(KT)와 엘지유플러스(LGU+)도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다. 정부가 이동통신 3사의 시장 독과점을 깨자는 취지로 알뜰폰 시장을 키웠더니, 이통 3사까지 한자리씩 꿰차는 모습이다. 알뜰폰이란 이동통신 회사의 통신망을 빌려 제공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로, 통신 품질은 같으면서 요금은 싼 게 특징이다.
엘지유플러스의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는 9일부터 ‘유모비’(Umobi)라는 브랜드로 알뜰폰 영업을 시작한다고 8일 밝혔다. 이 업체는 데이터통화를 많이 하는 이용자들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14가지 요금제 중 13가지를 엘티이에 특화했다. 단말기는 엘지전자의 옵티머스G와 뷰2, 삼성전자의 갤럭시윈, 팬택의 베가넘버6 등 보급형 스마트폰 4종, LG전자 와인4와 삼성전자 마스터 등 피쳐폰 2종을 준비했다.
케이티 계열사인 케이티스(KTIS)도 9일부터 ‘엠(M)모바일’이란 브랜드로 알뜰폰 시장에 뛰어든다. 엠모바일은 기존 이통사 요금제 대비 최대 55% 저렴한 ‘반값 요금제’를 마케팅 전략으로 앞세웠다. 특히 ‘반값 망내 무제한 요금제’는 케이티 및 케이티 통신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 모두와 음성통화를 추가 요금 없이 무제한 할 수 있다. 케이티스는 이용 행태에 맞춰 고를 수 있는 선불요금제 3종도 선보인다. 알뜰폰 선불 요금제 이용자 중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많다는 점을 살펴, 중국·몽골·우즈베키스탄 등에 국제전화를 싸게 걸 수 있게 혜택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알뜰폰 시장도 결국 이동통신 3사의 손아귀로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알뜰폰 자회사를 통한 우회 영업이 가능해져, 영업정지 처분 효력도 없어지게 됐다. 이통사들은 자사 망을 빌려 쓰는 알뜰폰 업체 가입자까지 포함해 가입자점유율을 계산한다. 기존 알뜰폰 사업자 모임인 한국알뜰폰사업자협회와 참여연대 등은 “알뜰폰 시장도 이동통신 3사 경쟁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며 이통사들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반대해왔다. 알뜰폰 1위 사업자인 씨제이(CJ)헬로비전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 철수까지 검토해야 할 처지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