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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카카오톡 손 안의 천하 넘본다

등록 2014-08-06 19:57수정 2014-08-07 13:34

모바일 상품권 이어 카드결제·택시호출 서비스…

카톡 이용하며 쇼핑 카드결제
이르면 내달 서비스 예정
기존 결제대행업체들 긴장

생활·정보 플랫폼 확장 가속
“티에프팀 수십개 가동중”
카카오톡 중심 업계 재편 예고
“카카오톡 주위로 헤쳐모여!”

국내 최대 속닥속닥(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이 생활·정보 플랫폼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덩달아 관련 업계가 카카오톡 중심으로 재편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이미 게임시장은 카카오톡 입점 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리고 있고, 모바일 상품권(쿠폰) 업체들은 카카오의 ‘선물하기’ 서비스 한방에 나가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의 신용카드 간편결제 서비스 추진에 카드사 및 티머니 같은 기존 결제대행 업체들이 혼비백산하는 모습이고, ‘카톡 택시’ 준비설에 콜택시 업계가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한결같이 카카오가 신사업으로 관심을 갖는 분야마다 기존 업체들이 새파랗게 질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카카오톡이 시장을 확대하는 구실을 톡톡히 하는데다, 카카오가 이용자 편익 확대를 명분으로 앞세우고 있어 드러내놓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쉽지 않다. 문제 제기에 나섰다가는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어 속으로만 끙끙 앓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엘지시엔에스(LGC&S)의 ‘엠페이’ 기술을 활용해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공인인증서 없이 원클릭으로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빠르면 9월 중 시작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천송이 코트’ 대책 지시를 계기로,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8일 전자결제 대행업체도 카드사에서만 관리하던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추진하기로 하자, 발빠르게 사업화에 나선 것이다.

카드사 쪽에서 보면, 카카오톡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의 주도권을 카카오 쪽에 넘겨줘야 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기존 신용카드 거래 수수료 체계가 흔들리고, 결제내역까지 공유될 수 있다. 거래내역 기반의 빅데이터 사업 기반을 잃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빅데이터란 거래내역 정보를 분석해 정부 정책, 기업 마케팅, 광고 등에 활용하는 것으로 앞으로 부가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카오가 오는 9월쯤 소액 결제 및 송금이 가능한 전자지갑(카카오뱅크월렛) 서비스와 함께 신용카드 간편결제 서비스까지 시작하면, 전자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은 물론 모바일 전자상거래 시장까지 거머쥐게 된다. 더욱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으로 카카오톡에서 직접 검색을 하고 지도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카카오톡에서 속닥속닥은 물론이고 쇼핑·검색·선물하기 등을 하고, 택시를 불러 타는 등 모든 생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결제와 송금 등 금융서비스도 다 된다.

해당 업종의 기존 업체들 쪽에서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눈 뜨고 코 베이는’ 꼴과 다름없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6월 모바일 상품권 사업을 직접 하겠다고 나서, 기존 사업자들을 추풍낙엽처럼 만들었다. 에스케이플래닛(기프티콘)과 케이티엠하우스(기프티쇼) 등 기존 모바일 상품권 업체들의 한순간에 생존 기반을 잃었다. 이들은 “장사가 잘 되자 집주인이 ‘내가 직접 할테니 나가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며, 카카오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행위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까지 했다.

모바일 게임시장은 카카오한테 완전히 접수된 모습이다. 개발사 쪽에서 보면, 카카오톡 입점 여부가 성패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게임을 입점시켜주는 대가로 매출액의 21%를 수수료로 요구하고 있다. 한 게임업체 임원은 “구글과 애플이 먼저 30%를 떼어가고, 카카오가 나머지 가운데 30%를 가져가는 구조다. 개발사 쪽에서 보면 100원어치 팔면 49원밖에 먹지못하는 구조이지만, 구글과 애플의 플레이스토어와 카카오의 카카오톡 플랫폼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뿌리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뜯기고도 남는 게 있을까? 게임업체들은 “구글과 애플의 플레이스토어와 카카오톡이 시장을 전세계로 확대하고 게임 이용층을 넓혀 파이를 키웠다. 개발사 쪽에서 보면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박리다매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도 카카오톡의 간편결제를 통해 현금 등 다른 결제 수요를 상당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수수료 지급 탓에 영업이익율은 떨어진다.

카카오톡을 생활·정보 플랫폼으로 탈바꿈하는 카카오의 행보는 이제 시작 단계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음과 합병 발표를 하면서 내놓은 생활·정보 플랫폼 변신 전략에 따라 현재 수십개의 티에프팀이 가동되고 있다. 명분과 사업성을 따져 여건이 될 때마다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십개 업종의 기존 업체들이 게임업체와 카드사처럼 카카오톡 앞으로 ‘헤쳐 모여’를 해야 하는 처지로 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김재섭 황보연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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