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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온라인 콘텐츠 공방, 수준을 높이자

등록 2014-08-17 20:53

현장에서
여성가족부(여가부)가 최근 네이버뮤직과 멜론 같은 온라인 음원 사업자들한테 청소년보호법 준수를 주문한 것을 계기로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과잉·역차별 규제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여가부는 오는 21일부터 ‘청소년 이용 불가’로 지정된 음악에 대해서는 들을 때마다 반드시 성인 인증을 받게 하라고 요구했다. 따르지 않으면 고발하겠다고 으름장도 놨다.

‘청소년 보호’라는 여가부의 명분 제시에, 관련 업체들은 ‘이용자 불편’을 들어 반발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예를 들어 좋아하는 음악을 담은 플레이 리스트(목록)를 듣다 19금 판정을 받은 곡 재생 순서가 되면 음악이 끊기고 성인 인증을 받으라고 한다. 개인정보를 넣고 휴대전화로 확인 문자를 받아 입력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성인임을 입증하면 비로소 다시 음악이 흐른다. 이 과정을 음악을 들을 때마다 반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체들은 “구글과 애플 등은 국내 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역차별 주장도 편다. 이런 공방은 ‘인터넷 실명제’ 시행 때도 벌어졌고, 게임을 대상으로 하는 ‘셧다운제’(시작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접속이 중단되는 것)를 놓고도 이어지고 있다. 업체들은 “여가부와 교육부가 각각 가족과 교육 정책을 엉터리로 펴 놓고 엉뚱하게 인터넷과 게임 등을 상대로 ‘마녀사냥’을 한다”는 비난까지 쏟아낸다.

이런 와중에 지금 상황을 ‘성장통’으로 정의하며,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필요가 있다고 추임새를 넣는 이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네오위즈 창업멤버이며, 이 업체의 세이클럽과 웹보드(온라인 고스톱·포커) 게임 사업을 주도했던 박마빈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미국 얼바인캘리포니아주립대(UCI) 게임컬쳐센터에서 2년간 게임문화에 대해 연구한 뒤, 지금은 온라인 중고 레고 장터 ‘브릭링크’ 이사로 일하고 있다.
김재섭 기자
김재섭 기자

그는 “게임 사업을 해본 처지로 하기 꺼려지는 말이지만, 지금의 온라인·모바일 게임을 음식으로 치면 ‘캔디’ 수준이다. 사실은 영양가도 없고 몸에 좋지도 않은데, 업체들이 몸에 좋은 것처럼 이용자들의 뇌를 속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 웹보드 게임 업체들은 이용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타짜’까지 개발에 참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규제는 이에 대한 이용자 쪽의 반격 성격이 짙단다. 그는 “역사를 보면, 어떤 산업이든지 벤처기업 주도로 시장이 만들어진 뒤 소비자 쪽의 반격이라는 성장통을 거쳐 비로소 지속가능한 모습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공방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은 업계 내부에서도 제기된다. 국내 한 게임업체 간부는 “업체들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학문적 연구가 이뤄지는 동시에 전문 평론가들이 양성되고, 이들이 공방의 전면에 서야 한다. 그렇게 해서 게임과 만화 같은 온라인 콘텐츠들의 어느 부분이 문제가 되고, 어떤 쪽으로 발전시켜야 ‘몸에 좋은 식품’처럼 될 수 있는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방을 하되, 수준 높게 하자는 것이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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