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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폰팔이’로 시작해 8년 만에 13개 대리점 대표로 ‘우뚝’

등록 2014-09-02 20:25수정 2014-09-02 21:01

김용래 에프제이피엔터프라이즈 대표가 충남 서산의 ‘이동통신 판매 아카데미’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엘지유플러스 제공
김용래 에프제이피엔터프라이즈 대표가 충남 서산의 ‘이동통신 판매 아카데미’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엘지유플러스 제공
[경제와 사람] 이동통신 유통사업가 김용래씨
“청년사업가 김용래입니다.”

김용래(34) 에프제이피(FJP)엔터프라이즈 대표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인사를 마친 뒤에는 꼭 자신을 청년사업가라고 지칭한 이유를 설명한다. “같이 꿈꾸고 성장하겠다”는 사업 초심을 꼭 지키겠다고 약속하는 거란다.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을 가고 있다고도 했다. 그의 명함에도 ‘우리의 꿈은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그는 “‘폰팔이’(이동통신 대리점의 판매 직원들이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거나 남들이 이들을 비하할 때 쓰는 말)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고 했다. 2006년 고려대 사회생활체육과를 졸업한 뒤, 당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동생과 함께 충남 서산에 있는 엘지텔레콤(현 LGU+)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솔직히 다른 일이 마땅찮아 아는 사람의 권유로 해본 일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너무 재미가 있는 거예요. 고려대 출신이 그 일을 하냐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저와 동생은 ‘이 일이 딱 내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와 동생은 아르바이트 시작 3년만에 모두 점장이 됐다. 그 과정에서 이동통신 유통시장의 가능성에 눈을 떴다. 2010년 동생이 먼저 충남 서산에 엘지유플러스 이동통신 대리점을 차렸고, 그 역시 1년 뒤 동참했다. 이렇게 시작한 두 형제의 이동통신 유통 사업은 현재 서산과 대전, 전북 전주 등에 13개의 이동통신 대리점을 운영하며 연간 200억원(지난해 기준)의 수수료 매출을 올리는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 7월에도 1588명의 가입자를 유치해,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 기반을 둔 대리점들을 제치고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알바 3년만에 점장으로 독립
이제는 13개 거느려 연 200억 매출
7월 1588명 가입자 유치 전국 최고
“가입하건 말건 고객은 VIP
올려보며 대하고 배꼽인사 배웅”

스킬 경진대회 열어 기법 공유
“점장·소사장 되어 연 1억 벌도록
100개 매장·월 1만명 유치가 목표”

김 대표는 최근 이동통신 소매 컨설팅 사업도 시작했다. 신규 대리점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소매 기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유능한 점장 출신의 전문강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갖춘 ‘아카데미’도 마련했다. 전문강사를 해당 대리점으로 보내 일정기간 같이 근무하면서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게 해준다. 그는 “스마트폰 케이스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동통신 판매를 전문직이라고 생각하고 일한 게 비결”이라고 말했다. “‘나는 폰팔이가 아니라 이동통신 판매라는 전문직 종사자다. 자부심을 갖고 일하자’라고 늘 다짐했어요. 그러면서 고객 유치에 성공하거나 실패할 때마다 어떻게 했고, 왜 그렇게 됐는지를 뒤돌아보고 되새겼어요.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판매 스킬(기술)이 늘더라구요.” 김 대표와 동생은 결혼도 이동통신 판매 직원과 했다.

이동통신 판매 기법 교육은 통신사들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디테일’은 김 대표 회사의 컨설팅을 따라가지 못한다. ‘매장에 ‘브이아이피(VIP) 고객 의자’를 설치해 고객들은 항상 그 의자에 앉히고 직원들은 그보다 낮은 의자에 앉아 올려보며 응대한다’, ‘매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고객의 동선을 우선 확보한다’, ‘가입을 하건 안하건 고객이 매장을 나갈 때는 밖에까지 따라나가 배꼽 인사를 하라’ 등 아주 구체적이다.

“4평짜리 미용실로 시작해, 지금은 전국에 2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직원만도 2000명에 이르는 주노헤어의 강윤선 대표가 제 사업 모델입니다. 전국에 100개 이상의 이동통신 매장을 운영하고, 월 1만명 이상의 고객을 유치하는 목표를 갖고 있어요.” 김 대표는 이를 위해 요즘도 다달이 ‘스킬 경진대회’를 열어, 이동통신 판매 기법을 숙성시키고, 직원들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지난 6월에는 ‘명함과 전단지를 통한 실적 증대 방법’, 7월에는 ‘탄탄한 인력구조 만들기’를 주제로 스킬 경진대회를 했다. 1~3위에 30만~10만원의 상금을 걸고, 13개 대리점 직원들로 하여금 써먹어 효과를 본 비법을 소개하게 한다.

“13개 매장과 아카데미의 직원을 합치면 90명 가량 됩니다. 대부분 20대부터 30대 초반대인데, 이들 중에는 이른바 ‘양아치’ 출신들도 있어요. 대부분 대기업 다니는 또래들 못지 않게 벌고 있고, 직원끼리 결혼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요. 이들 모두 점장 내지 소사장으로 성장해, 연평균 1억 이상 벌게 할 겁니다. 올 연말 송년회 때는 직원 가족들도 초청할 겁니다.”

그에게 ‘에스케이텔레콤 대리점을 하면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을텐데’라고 물었다. “제가 대리점을 개설하려고 할 때, 에스케이텔레콤은 30억원 규모의 보증을 요구했어요. 반면 엘지텔레콤은 내 능력만 보고 대리점을 맡겼어요. 비즈니스 세계에도 의리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서산/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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