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쉴러 애플 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10월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플린트센터에서 열린 새 제품 공개 행사에서 ‘아이폰 6’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이동통신 3사가 30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아이폰 매니아’를 대상으로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4일 예약 가입 경쟁으로 1차전을 치른 데 이어, 오는 31일에는 첫 날 개통자 수로 2차전을 치른다. 이를 위해 화려한 아이폰6 출시 행사를 준비하는 등 겉으로는 ‘호객’ 행위에 집중하면서, 물밑으로는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지원금을 얼마로 공시할 것인지를 놓고 신경전을 펴고 있다.
엘지유플러스(LGU+)는 31일 오전 8시 서울 서초직영점, 코엑스직영점, 대구 통신골목직영점 등 3곳에서 동시에 아이폰6 출시 행사를 연다. 첫 개통자한테는 200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주고, 선착순 800명에게는 추첨을 통해 100만원 상당의 47인치 텔레비전과 80만원 상당의 미니빔 등을 제공한다. 서초직영점에서는 인기 걸그룹 ‘태티서’ 사인회와 기념 사진 촬영 행사도 연다.
같은 시각 케이티(KT)는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아이폰6 출시 행사를 연다. 행사에는 예약가입자 200명을 초청했다. 행사 참석자 전원한테 아이폰6 전용 액세서리 등을 제공하고, 따로 6명을 추첨해 맥북에어와 맥미니 등을 준다. 행사에 참석하는 아이폰6 예약가입자들을 위한 다과까지 마련된다.
에스케이테레콤(SKT)도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아이폰6 출시를 기념하는 ‘누워서 6받기’ 행사를 연다. 행사장 입장은 아침 5시30분부터 가능하다. 행사에 참석한 예약가입자 전원에게 패션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이 디자인한 아이폰6 케이스를 주고, 선착순 177명에게는 추첨을 통해 디지털카메라·캡슐커피머신·스마트빔 등을 제공한다. 오랫동안 줄을 서서 대기해야 하는 첫날 개통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통 대기 고객에게 1인용 소파와 간식도 제공된다.
이통사들은 이와 별도로 단말기 지원금을 얼마나 지급할 것인지를 놓고도 치열한 눈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에 대한 단말기 지원금은 31일 새벽에 공시될 예정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엘지유플러스가 ‘공짜 수준’으로 주겠다고 했으니, 경쟁업체들도 여기에 맞출 수밖에 없다. 대부분 상한을 지급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엘지유플러스는 예약가입을 받을 때 단말기 지원금, 기존 단말기 보상, 18개월 뒤 반납 조건으로 중고 단말기값 선 보상 등을 통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를 거의 공짜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0(제로)클럽’을 내놔 큰 호응을 받았다.
한 이통사 임원은 “30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아이폰 마니아들을 잡기 위해서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아이폰 신제품으로 유혹해야 넘어온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는 기존 아이폰 사용 가입자를 지키기 위해, 아이폰을 처음 공급하는 엘지유플러스는 아이폰을 쫓아 경쟁업체로 갔던 옛 가입자를 되찾기 위해 결전을 준비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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