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준비 중인 50달러(약 5만5000원) 조립형 휴대전화 ‘아라폰’
개발자회의서 50달러 ‘아라폰’ 공개
카메라 등 개인 취향대로 선택 가능
“당장은 저가 단말기시장 위협 예상
고가 부품 적용땐 삼성·애플도 영향”
카메라 등 개인 취향대로 선택 가능
“당장은 저가 단말기시장 위협 예상
고가 부품 적용땐 삼성·애플도 영향”
구글이 준비중인 50달러(약 5만5000원) 조립형 휴대전화 ‘아라폰’이 내년 1월 출시될 예정이다. 아라폰 개발팀인 ‘프로젝트 아라’는 최근 누리집(www.projectara.com)을 통해 내년 1월14일과 21일 미국과 싱가포르에서 개발자 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휴대전화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기대를 받는 아라폰의 실체가 드러날 전망이다.
구글은 2011년 모토롤라를 인수했다가 지난 1월 레노버에 팔면서 프로젝트 아라를 추진하는 팀은 남겼다. 이들은 2012년부터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개방형 스마트폰을 준비했다. 2013년에는 모듈형 휴대전화의 디자인을 선보인 네덜란드 비영리기구 ‘폰블록스’(phonebloks)와 제휴를 맺으면서 개발 작업을 더 진전시켰다.
아라폰은 휴대전화의 카메라, 블루투스, 배터리, 안테나 등 각 기능을 모듈(블록)로 만들어서 사용자가 취향대로 선택해 과거 조립형 컴퓨터(PC)처럼 폰의 골격에 끼워 맞추는 식이다. 예를 들어 통화를 주로 하는 경우 다른 기능을 줄이는 대신 며칠 동안 써도 충전할 필요가 없는 대용량 배터리 블록을 채택한 휴대전화를 조립하거나, 게임을 위해 구동이 빠르고 화질이 좋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휴대전화를 조립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사회와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많다고 개발팀은 강조한다. 프로젝트 아라는 “싼 가격으로 모바일 인터넷을 (스마트폰 미사용자인) 50억 인구가 사용할 수 있고, 개인 취향에 따라 기능과 디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폰블록스는 “휴대전화가 가장 많은 전자폐기물 중의 하나인데, 각 부품을 모듈(블록)로 만들면 사용하면서 고장 나도 그것만 교체하면 돼 전자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전자산업에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알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향후 디자인이나 제작을 공유해 이들 모듈을 3D(입체) 프린터로 생산할 수 있으면 가격은 더 내려갈 수 있다. 프로젝트 아라는 “아직 3D 프린터를 통한 생산은 현실화하지 못했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존 스마트폰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기능도 선택할 수 있는 아라폰의 등장에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유진투자증권의 이정 분석가는 “저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 중국 업체들에 위협적 요인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 조립형 컴퓨터에서 볼 수 있듯이 사용자가 고가 부품을 적용해서 초고사양의 스마트폰을 적용해 초고사양 스마트폰을 제작할 경우 삼성전자와 애플 역시 견제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 관계자는 “집 안에 두는 컴퓨터와 달리 디자인과 브랜드가 각광받는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인도, 아프리카 등 저가 시장에서나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생산량이 많아지면 특허 문제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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