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모바일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
모바일게임 ‘골목상권’ 깨는 외국 업체
TV 광고 수백억원대 마케팅비 쓴
핀란드 ‘클래시 오브 클랜’ 1위
중국 ‘도탑전기’도 10위권 눈앞
일본 국민 게임 ‘몬스터’도 가세
중소업체 중심 개발 생태계 흔들
TV 광고 수백억원대 마케팅비 쓴
핀란드 ‘클래시 오브 클랜’ 1위
중국 ‘도탑전기’도 10위권 눈앞
일본 국민 게임 ‘몬스터’도 가세
중소업체 중심 개발 생태계 흔들
게임시장의 ‘골목상권’으로 통하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외국산 게임들의 돌풍이 거세다. 지상파 텔레비전 광고에 수백억원씩 쏟아붓는 외산 게임들의 물량 공세에 ‘1인 개발자’ 내지 ‘중소 게임업체’ 중심으로 짜여진 국내 모바일게임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30일 구글의 앱마켓 ‘구글플레이’의 게임부문 매출 순위를 보면, 핀란드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이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 10월 외산 모바일게임으로는 처음으로 하루 매출 기준 1위에 오르더니, 지금까지 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 룽투게임즈의 ‘도탑전기’ 역시 14위까지 올라,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산 모바일게임 개발자 쪽에서 보면, 클래시 오브 클랜에 매출 순위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도탑전기에 10위권 자리 하나를 또 내줘야 하는 처지로 몰린 셈이다. 앱 마켓을 통해 유통되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10위권 밖은 ‘나락’으로 통한다. 스마트폰에서 앱 마켓에 접속하면 게임이 매출이나 다운로드 기준으로 1위부터 차례로 보이는데, 10위권 안에 있는 게임을 선택하는 빈도가 높은 까닭이다.
외산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10위권 진입 및 선두자리 고수를 위해, 국내 업체들이 감히 대적할 수 없는 수준의 공세를 펴고 있다. 요즘 클래시 오프 클랜과 도탑전기 광고를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슈퍼셀은 지난 6월 클래시 오브 클랜을 국내시장에 출시하면서 200억원대의 마케팅비를 쓰겠다고 공언했는데, 더 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의 황금시간대까지 파고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의 스마트폰 광고와 비슷한 빈도로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클래시 오브 클랜은 자신의 기지를 건설해 상대 기지를 공격하는 전략 게임으로, 유럽과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클래시 오브 클랜이 처음으로 매출 순위 1위에 올랐을 때만 해도, 국내 업체들은 “텔레비전 광고 덕에 반짝 뜨고 끝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평이 좋은데다 텔레비전 광고가 계속되면서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거기다 이달 들어서는 도탑전기까지 지상파 텔레비전 광고를 시작했다. 한 대형 게임업체 임원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도탑전기 상륙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은 국산 모바일게임이 인기를 끌면 중국 업체들이 비슷한 것을 내놨던데 비해, 도탑전기는 거꾸로 국내 업체들이 ‘아류’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클래시 오브 클랜에 이어 도탑전기까지 한국시장에 안착하자, 뒤를 잇는 외산 모바일게임들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 믹시의 ‘몬스터 스트라이크’가 대표적이다. 몬스터 스트라이크는 당구와 구슬치기를 합친 형태의 모바일게임으로, 이미 일본에서는 ‘국민게임’ 반열에 올랐다.
이에 국산 모바일게임 생태계가 자본력을 앞세운 외산 게임업체 공세에 고사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국내 모바일게임 개발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중국 자본에 넘어갔고, 국산 모바일게임 생태계를 주도해왔던 카카오톡의 영향력 역시 ‘비카톡’ 계열 외산 게임들의 공세로 많이 약해졌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게임업계의 대기업’이라 할 수 있는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모바일게임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상황이 바뀔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까지 물량 공세로 나가면 모바일게임 생태계는 더욱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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